내가 바꾸려 했던 내 몸의 모든 것들 – 세 번째, 말

“나는 목소리를 되찾기 위해, 목소리부터 고치지 않기로 했다.”

by Soma Vox

성대를 다치기 전까지 저는 ‘말소리’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는 잘하고 싶었지만, 정작 평소의 말소리는 늘 습관처럼 쓰고 있었죠.

그러다 어느 날, 성대에 폴립이 생겼고, 수술이라는 큰 사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그즈음, 저는 유학을 목표로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있었고

그때 아주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내가 한국말을 할 때와 영어를 말할 때, 목소리가 다르다?”


말의 억양이나 말투만이 아니라

**‘소리의 톤 자체’**가 바뀌는 걸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었어요.


그건 단지 언어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내가 몸을 어떻게 써서 소리를 내고 있는가’의 문제였죠.



한국어는 ‘익숙한 무의식’, 영어는 ‘새로운 의식’


한국어를 할 때의 저는

목과 턱, 어깨에 늘 힘이 들어간 채 말하고 있었습니다.

빨리 말하고, 정확히 말하려고 애쓰는 습관은

결국 목에 큰 부담이 되는 말소리를 만들고 있었던 거죠.


반면 영어를 말할 땐

천천히, 리듬을 살리면서,

좀 더 호흡에 실어 부드럽게 말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영어는 저에게

‘몸의 힘을 덜어내는 말하기’를 알려준 첫 번째 언어였습니다.



낯선 언어에서 배운 ‘내 목소리의 감각’


그 후로 저는 영어를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단순히 회화를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언어가 내 몸에 어떤 소리를 만들게 하는가’를 느끼고 싶어서요.


그리고 그렇게 낯선 언어를 통해

저는 제 고질적인 한국어 말하기 습관을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제 몸의 쓰임을 바꾸기 위해

언어를 도구로 삼은 셈이었어요.



결국, 말소리는 ‘생활의 발성’이다


노래할 때의 발성은

결국 평소의 말소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같이 쓰는 말소리가

늘 긴장으로 차 있고, 목에 힘이 들어간 상태라면

노래할 때 그 근육들이 편할 리가 없겠죠.


그래서 저는

‘말소리를 바꾸는 것’이

성대 회복과 좋은 발성의 첫걸음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는, 노래를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답고 편안한 목소리로 살아가기 위해

매일 말하는 습관부터 다시 들여다보고 있어요.



말은 마음의 언어이기도 하지만,

몸의 언어이기도 합니다.

그 언어를 바꾸는 건 단지 ‘화법’이 아니라

내 몸의 쓰임을 바꾸는 과정이기도 해요.



이 글은 ‘몸을 바꾸는 말소리’라는 여정을 살아가는 저의 작은 기록입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제 이야기가 작은 실마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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