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咀嚼)만큼 중요한 저작(著作)

생명과 영혼의 유지와 존중의 가치

by 소망

누군가 나의 글을 도용했을 때 '내 글이 좋으니까 퍼 갔겠지. 감사하다.'

생각했다.


그런데 내 속에서 뭔가 이상한 의심의 마음이 올라왔다. 게다가 퍼간 사람은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뭐 어때? 내가 유명인도 아닌데......'


확인 후, 출처를 정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수정은 되지 않고 거듭 수정을 요구하는 처지가 되니 괜스레 속 좁은 사람처럼 여겨졌다. 마음을 살펴보며 이 내 마음이 욕심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내 귀한 생각에서 나온 알이 남의 바구니에 턱 담겨있는 것 같으니 그저 불편했고 찾아오고 싶었다. 더욱이 사전에 허락을 구하거나 동의를 구한 것도 아니었기에 기분이 상했다.


'어떻게 만든 글인데.' 하며 아까운 생각과 공들인 시간을 떠올리게 되었다. 사람은 자신의 것을 침해받을 때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이 되는가 보다.


하루를 곰곰 생각했다. 출처를 명확히 하거나 내 글을 내리거나 하라는 요구는 욕심에서 하는 요구가 아니라 당연한 처사였다.


저작(著作)은 저작(咀嚼)이었다.

씹어먹고사는 일만큼 창작도 중요한 일이었다.



저작권 글 공모전 공지를 보자마자 생각났다.


'아, 저작(著作)은 저작(咀嚼)이군!'


같은 음, 다른 뜻의 말.

그러나 의미가 확 다가온다. 두 낱말의 의미가 내게 의미심장했다.

씹는 것을 저작(咀嚼)이라고 한다.


나는 살기 위해 먹는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저작(咀嚼) 행위를 한다.


이 입으로 먹고 24개의 치아로 씹는다. 하나같이 귀한 내 몸의 일꾼들이다. 소화시키고 영양을 섭취해서 이 내 몸을 세우고 기르며 생명을 유지시킨다.


몸만이 나가 아니다.

이는 비유일 뿐.

음식을 받아들여 씹어 삼키는 기본적인 일로부터 내 생명이 유지되는데, 그 생명 속에 더 중요한 영혼이 있다.


영혼은 창조의 원천이다.

모든 예술작품은 영혼이 담겨있다. 모든 미술품이 그러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춤도 그러하다. 문학작품이 그러하고 나의 생각이 담긴 한 줄 문장도 그러하다.


모든 작가들이 그러하듯 나도 나의 영혼을 담아 글을 쓴다.


씹는 일인 저작이 생명 유지에 중요하듯 모든 저작 활동은 영혼의 예술이다.


떠오르는 심상부터 쓰고, 만들고, 다듬어 내는 손의 움직임조차 영혼의 소리를 반영한다. 창조작을 보며 가슴은 설렌다. 심장이 펄떡댄다.

'아~ 멋지구나! 해냈구나!'

마치 내가 낳은 자식이나 닭이 되어 낳은 알처럼 쓰다듬게 되고 사랑스럽다.


영혼이 빚은 창작물... 모두가 그렇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할 수는 있으나 소홀할 수 없다.


누군가는 누군가를 유린하지 못하듯 창작물도 그러하다. 정성을 다한 그 창작자의 마음을 짓밟을 수 없으며 그 영혼도 훼손시킬 수 없다.


창조의 가치를 존중하여 권리는 창작자에게 부여하고 저작권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나의 글을 사전 동의 없이 가져갔을 때 올라오는 감정은 자연스럽고 돌려달라는 요구도 정당한 거였다.


권리를 보호받는 사회가 밝은 사회이며 당당하게 살아갈 힘이 솟아나는 사회이다.


창작의 자유와 창작물에 대한 개인의 권리가 보장될 때 '한강' 작가의 노벨상이 빵빵 터지는 대한민국이 된다.
by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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