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 6... 나와 같은 사람

특별하나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

by 소망

한 개체로서 존재하는 인간은 특별하다.


그러나 다수로 존재하는 인간은 지극히 보편성을 띤다.


인간을 이해할 때는 생물학적 신비를 가진 존재로, 사회와 심리학적으로는 일반적 보편성의 시각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다리골절사고로 두 번의 수술로 한 달간의 입원, 퇴원 후의 침대생활까지 3개월이 지났다. 이제야 겨우 서서 워커 잡고 걷기를 연습한다.


'괴로운 시간이 지나면 나와 같은 사람을 이해할 힘이 생길 수 있지.'


친구가 건네주고 간 슬로보트의 엽서 속 글을 새기며 이 시간이 지나면 타인을 이해하는 힘이 생기고 더 온전한 인간으로 성숙해질 거라는 생각을 했다.


자주 읊고 있던 그 문장이 얼마 전부터 생각을 일으킨다.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나와 같은 사람의 범위가 문제가 되었다.



타인을 알고 이해함에 부족함이 많았다. 위로나 응원의 말도 제대로 할 줄 몰랐다.

나란 인간은 여지껏 그래왔다.


힘들고 아프고 지친 지인을 보면, 내 상황을 늘어놨다. 나를 보고 위안을 삼으라 말했다.


나의 상황도 꽤 고달팠고 육체로 인한 고통도 오래 견뎌왔기에 웬만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불운과 불행에서는 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나와 같은 사람조차 이해를 못 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괴롭고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다.

적어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힘이 분명 생길 것이다.

지금 다리 부러져 고통받는 사람.


그러나 내가 진정 이해해야 할 나와 같은 사람이란 다리 골절 환자는 아니다.


나와 같은 사람의 범위는 보편의 사람들이다. 살면서 고통 없이 산 사람 없고, 한 번 안 아파 본 사람 없다.


늘 그랬던 것처럼 '넌 그래도 나보다 나으니 날 보고 위안을 삼아 봐'라는 식의 말은 개나 줘버려야 할 말이다.


힘든 고통을 많이 겪은 사람은 그만큼 내성이 생겨 적응력이 커진다. 같은 시간을 살아온 동년배의 친구나 더 산 선배라도 고통에 유난히 민감하고 약한 사람이 있다. 둘의 경우 고통의 크기를 재어 비교할 수도 없으며 재어 비교할 의미도 없다.


다리 골절 환자가 손가락 하나 골절된 환자에게 '나보다 나으니 괜찮아'라는 말이 안 통한다는 말이다.


반면, 다리 골절 환자가 다리 잃은 환자를 보며 '나는 저보다 낫네' 하는 식의 위안도 삼을 필요 또한 없다는 말이다.


사람마다 적응력도 극복의 의지나 힘도 다 다르기 때문이다.


누구든 '내가 너보다 더 아파' 혹은 '나는 너보다 덜 아프다'라고 할 필요가 없다. 그런 말은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위로나 격려가 되지 않는다.


고통을 비교하여 위안을 삼을 필요도 없을뿐더러 비참하다는 생각도 필요 없다. 그저

'너도 나와 같이 아플 수 있구나!'라고 심정적, 보편적 이해만 필요할 듯하다.


사람은 자신의 고통을 상대의 고통보다 훨씬 크게 느끼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나와 같은 사람이란 인간의 속성면에서 넓게 이해해야 할 것이다.

괴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보편의 가능성을 가진 모든 이들이라고...


고통이 컸고 괴로움이 컸다는 것이 딱히 영예로운 일도 아니고 자랑도 아니듯, 주눅 들거나 비참해질 일도 아닌 그 누구에게나 있는 보편의 일이기에 인간에 대한 이해도 그에 기초해야 한다.


나와 같은 사람은 나와 같은 상황에 빠져 어려움을 겪는 사람만이 아닌 매우 사소해 보이고 작은 고통에도 나의 큰 고통보다 더 크게 고통스러워할 수 있는 일반인이다.


그 일반인은 타인의 커다란 불행보다 자신의 작은 불행에 더 크게 오열할 수 있고 반면, 뜻밖의 큰일에도 더 담담할 수 있다.


그런 인간으로 이해하는 마음이 모두에게 필요하다.


신비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특별하다. 그리고 특별한 그들의 마음 또한 닮음꼴이다. 바로 나와 같은 사람들...




샬롬은 평화를,

샬롬, 샬롬은 완전한 평화를 말한단다.


어느 순간순간 매우 사소한 일, 사물, 문장 등에서도 가질 수 있는 상념의 시간이 내게는 평화의 시간이다.


괴로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모든 이의 샬롬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