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 8... 행복과 불행

by 소망

소로가 예찬한 신성한 새벽의 맑은 기운은 세기를 지난 현재의 나에게도 신성한 기운으로 전해진다. 소로가 느꼈던 월든 호수에서의 아침 기운과는 많이 다르지만 한밤의 열대야를 벗어난 이 아침의 기운도 숲 공기를 잊은 내게 그에 부럽지 않은 상쾌함을 준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아침의 바람은 창조의 시이며 그를 듣고 느끼는 자만이 누릴 수 있다.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아니 올지 모르니 새 오늘을 창조하는 아침의 바람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지어다.


행복은 순간이고 불행은 영원하다.

by 소망


"행복과 불행은 모두 순간이라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오는 행복은 깜짝 이벤트나 선물처럼 순간의 기쁨을 주고 휘발해 버리지만, 불행은 보통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보통 사람의 감정은 부정적인 정서에 깊이 반응하여 마음의 상흔을 남긴다. "

그렇지 않은가? 나만 그러한가!


행복했던 경험이 적어서인지 모르지만, 내게 행복이 와도, 못 느끼거나 내가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지나가 버렸다.

반면 불행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었다.


오늘의 상념은 나만의 것일 수도...


나처럼 행복의 순간에도 불안을 껴안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 행복의 순간에도 기쁨이 아닌 불안이라니... 행복은 늘 불행에 쫓겨 다녔고 나도 늘 불행만 대비하며 살았던 것 같다.


의식 속 하나의 심상이 떠오른다.


흰말을 탄 장수가 호젓한 산길을 따라 걷고 있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일대의 병사들을 이끌고 자국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치열한 전쟁 끝에 다소 지친 모습이긴 하지만 편안하고 행복에 취한 모습이다. 그들에게는 곧 그들을 환영할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고 가족들을 만날 생각에 그들은 들뜬 기분으로 행복감에 젖어 있음에 틀림없다.

자신의 말과 뒤따르는 병사의 행렬만이 있는 좁은 산길.

승전한 장수가 탄 말갈기의 흰색은 달빛에 흰빛을 더욱 발하고...


입성의 기대에 부풀어 밤하늘의 한 점 별을 응시하며 따각거리는 말발굽 소리에 의존해 걷는 흰말의 장수.


순간 맞은편에서 낯선 바람의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들일 수 없을 것 같은 좁은 길이다.


달빛에 무언가 번쩍~ 빛을 내는가 하더니 잠시 넋을 잃은 순간 장수의 목이 달아났다.


어두운 밤 산 길에서... 그는 전혀 몰랐다. 맞은편 길에서 다가오는 검은 형체를 보지도 못했고 의식조차 못했다. 다만 어둠만 보았을 뿐이다. 그 어둠 속에 숨어든 검은 정체는 바로 전쟁에서 살아남은 적의 장수였다. 검은 말을 타고 맞은편에서 다가왔지만, 자신의 말발굽 소리에 빠져 방심한 흰말의 장수는 목숨을 잃었다.


가끔 우리는 삶의 행복한 순간에 도취되고 마냥 머물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쉽게 행복을 잃고 불행의 순간을 맞기도 한다. 그러나 아침처럼 어둠도 늘 다시 찾아오고 행복에 도취된 방심은 어둠 속에서 흰 말처럼 정체를 드러내 불행의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정체를 숨긴 세력 없는 검은 말의 장수가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삶에서 승리하여 나아갈 때, 우리는 어두운 앞길을 살피며, 만에 하나 다가올 불행을 대비하는 자세와 지혜가 필요하다. 앞길 뿐이랴. 예상치 못한 시간,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올 테니 말이다. 옳지 못한 邪심과 나쁜 일은 정체를 숨긴 채 한 순간에 온다.


나 같은 사람은 알아야 한다.

순간의 행복을 잡는 사람이야말로 삶의 의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짧을수록 짜릿함과 기쁨도 크다는 것을, 희소해야 가치가 크다는 것도... 그리고 행복이나 불행이나 그것들도 그들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고 그들도 곧 사라진다는 것을 말이다.


월든 호숫가의 소로는 흐르는 시간에 개의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