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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이름으로 13... 나의 무상(無常)

by 소망

내가 그릴 수 없는 것은 우주

내가 그릴 수 없는 것은 지구

내가 그릴 수 없는 것은 우리나라

내가 그릴 수 없는 것은 서울

내가 그릴 수 없는 것은 성북구

내가 그릴 수 없는 것은 우리 마을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은 고층서 보는 아파트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은 아름드리나무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은 나

내가 그릴 수 있는 것은 나보다 작은 것들


우주를 전지에 그린다면

지구를 2절에 그린다면

우리나라를 4절에 그린다면

서울을 8절에 그린다면

성북구를 16절에 그린다면

우리 마을을 32절에 그린다면


아파트를 64절에 그린다.


아름드리나무를 128절에 그릴 수 있나.


128절은 검색에 없다.


그럼 나는 어디에 그릴 수 있나.


축척으로 그리려니 나는 점으로도 그릴 수 없네.


지구는 Pale Blue Dot(창백한 푸른 점).




누구에게나 부여받은 타이머가 있었다.


누구는

10을... 10-9-8-7-6-5-4-3-2-1-0

0-1-2-3-4-5-6-7-8-9-10


누구는

9를... 9-8-7-6-5-4-3-2-1-0

0-1-2-3-4-5-6-7-8-9


누구는

8을... 8-7-6-5-4-3-2-1-0

0-1-2-3-4-5-6-7-8


누구는

7을... 7-6-5-4-3-2-1-0

0-1-2-3-4-5-6-7


누구는

6을... 6-5-4-3-2-1-0

0-1-2-3-4-5-6


누구는

5를... 5-4-3-2-1-0

0-1-2-3-4-5


누구는

4를... 4-3-2-1-0

0-1-2-3-4


누구는

3을... 3-2-1-0

0-1-2-3


누구는

2를... 2-1-0

0-1-2


누구는

1을... 1-0

0-1


부여받은 시간은 다르나 끝은 0이었다.

0에서 출발하나 누구나 다른 시간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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