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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에 대한 평(評)
예전에...
입은 말했다.
와~눈꽃이다!
마음은 말했다.
한숨 덩어리야.
입은 말했다.
선녀들이 뿌려주는 꽃송이지.
마음은 말했다.
쏟아지는 삶의 무게야.
얼마 전...
입은 말했지.
아쉬운 사랑이야.
마음은 말했지.
그리움 담은 슬픔송이야.
내게서 뿌려지는 수없는 슬픔.
서로의 입은
쏟아지는 눈이 풍경이라 했지만
마음은
눈 세상에 갇힌 감옥일 수 있었다.
지금은...
입은 말하지.
에이~ 다 녹아버리네.
마음은 말하지.
그래도 다행이야.
녹아 물로 흐르니까.
얼어붙은 눈은 싫어.
녹아내려야 이 마음도 살지.
다행이야.
다행이야.
모든 세상에 내리는 눈이 녹는 거라서.
눈(眼)만 즐겁다 하던
눈(雪) 내리던 날.
다행이야.
지금은 둘이 말한다.
내리는 눈에 흠뻑 젖고파
털모자 쓰고 장갑 끼고
눈 맞으러 가자.
50년 전 아이마냥
눈 맞으러 간다.
눈이 속삭인다.
나는 차갑고 어두운 곳에서는 얼어버려.
밝고 따듯한 곳에서는 녹아 흐르지.
눈은 몸소 보여준다.
세상의 이치를.
그리고 또 속삭인다.
너도 그렇고
다들 그래.
따듯함은 모든 것을 녹여주지.
얼음처럼 꽁꽁 언 네 마음도.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