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해 생동하며 솟아오른다.
삶의 의지로 이글거리며 솟아오른다.
이는 시작이다.
생명을 품은 태양은 온 누리를 감싼다.
티끌조차 품어 키우는 자비로움으로.
꼼틀거리며 기지개를 켠다.
이는 창조이다.
꿈틀대며 내면의 거인이 몸을 일으킨다.
이는 삶이다.
거칠고 힘센 갈퀴를 힘차게 뻗어 공중의 첫발을 내딛는다.
이는 삶의 시작이다.
약동한다, 살고자.
살아내야 한다.
이는 모는 인간의 절규이다.
걸어야 한다.
긴 갈퀴를 질질 끌더라도 나아가야 한다.
이는 운명의 겸허한 수용이다.
부드럽고 폭신한 솜인형을 안을 때까지
끌어안고 웅크려
깊은 어둠 속에 잠길 때까지.
이는 지혜로 순응한 죽음이다.
또다시 차오를 아침해를 의지해
생명을 품은 아침해를 삼키며.
이는 시작되는 인생의 매일이다.
또 엉금엉금 기어가는 거북이가 되어
토끼를 쫓아 헤매는 거북이가 되어.
이는 우화 속 인물과 다름없을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늦되지만, 바르고 정직하다.
멀어져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찾아 늘 헤매는 인생이지만.
반드시 이르러 승리의 깃발을 꽂는다.
정해진 우화의 결말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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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태양의 창조부터 우리네 삶의 모습은 보편적 과정을 걷지만, 어느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성취와 빛나는 순간이 있기에 어떠한 삶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가 있음을 말하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