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바람이구나.
바람이면 그냥 지나가면 그만이지.
....
꽃을 피우는 건
나무를 흔드는 건
구름을 몰아대는 건
마음을 움직이는 건
분별없이 쿵쾅거리고
어둠도 불사한다.
그 바람에
웃기도 하고
시름에도 잠기고
깨어나 움직이지만
정작 그 바람은 어디로부터 왔는지
머무는 곳 없이 가고
갈 곳 없이 머물며
시도 때도 없다.
한밤중
시끄러운 소리에 깨어
잠 못 드는 것도
네 바람 때문인 거야.
이 바람도
누군가에게
또 낯선 바람이 되겠지.
지나고 나면
그냥 바람인 것을...
바람에 흔들리고
바람을 일으키니
온 세상
바람 잘 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