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도 공백기도 처음이라
이 모든 건 두 개의 영상에서 시작되었다.
- 티빙 오리지널 <서울 체크인>
- 유튜브 <돌돌콩> 채널의 '노력충의 반란'
퇴사 후 공백기를 갖게 되면서 고정 스케줄이 없어졌다는 것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일하는 시간이 없어지자 깨어있는 모든 시간이 자유롭게 흩어졌고, 한동안 찝찝한 자유시간을 보냈다. 일이든 아니든 규칙적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꼈을 때, 우연히 두 영상을 봤다.
<서울 체크인>에서 이효리는 매일 새벽 자신만의 루틴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시상식이 있는 중요한 날이든, 편하게 쉬는 날이든 같은 시간에 일어나 같은 행동을 하는 이효리를 보며 깨달았다.
변하지 않는 루틴이 필요하다. 세상은 늘 혼란스러운데 변하지 않는 나만의 루틴이 있다면 쉽게 휘둘리지 않고, 중심을 잡으며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유튜브 <돌돌콩> 채널의 영상을 보며 '루틴'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루틴'이라고 하면 당연히 '미라클 모닝'을 떠올렸고, 그다음은 '아침형 인간'이었다. 난 아침형 인간이 아니니까 당연히 미라클 모닝을 멀리했고 괜히 미워(?)했었는데. 영상들을 보며 혼자 많은 오해가 있었구나 알아차렸다.
루틴의 목적은 단순히 새벽에 일어나는 것, 아침에 명상을 하는 것 등의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 일상을 잘 굴러가게 하는 상황을 만들고 그에 맞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이었다.
유튜버 돌콩은 내가 언제 시간 낭비를 가장 많이 하는지 생각해보고, 내게 맞는 페이스와 기상시각을 찾고, 다른 누구가 아닌 자신을 위해서 루틴을 꾸려갈 것이라 말한다. 예를 들어 꼭 빡빡한 루틴이 아니더라도 '하루 시작의 첫 30분 동안은 핸드폰을 보지 않는다', '나만의 잠자는 n시간은 무조건 확보한다'가 루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영상을 보고 나니 수많은 루틴 방법과 예시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나에게 필요한 루틴'을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이렇게 나만의 공백기 루틴 (Blank Routine)이 시작되었다.
이제 3주 차. 뭔가 엄청난 결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루틴을 만들고 일상이 회복되던 중 원하는 직무로 이직에 성공했다. 확실히 루틴을 지속하면서 더 나은 일상을 보내고 있고, 과정 중에 공유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 천천히 기록해보려 한다.
(다음 글 예상 주제 : 나에게 필요한 루틴 찾는 법, 실패를 대하는 자세, 30일 후기 등등)
p.s 루틴의 대명사 '미라클 모닝' 책을 원서로 읽고 있다. 덕분에 영어 공부도 되면서 또 하나의 루틴을 알아가는 중. 너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