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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유나 Apr 01. 2018

라이언(RYAN) 전무 승진의 비결

라이언(RYAN)은 곰이 아니라 사자입니다_ 어흥

카카오프렌즈에서 출시된 캐릭터 하나가 돌풍을 일으킨 건 요즘 세상 기준으로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동안 "가성비" 위주의 소비성향을 가졌던 나는 "가심비"를 자극하는 아이템들에 대해서는 남들이 갖고있는거 보면 귀엽네, 예쁘네 하는 정도였다. 처음 라이언(RYAN)이 세상에 나왔을 때 나는 '생긴건 곰인데 왜 이름이 라이언이지?' 싶어서 바로 검색을 해봤다. 사실 검색하기 전에는 RYAN이 아니라 LION인줄 알았다.


카카오프렌즈의 라이언(RYAN) 소개_

"갈기가 없는 것이 컴플레스인 수사자_라이언(RYAN)"

큰 덩치와 무뚝뚝한 표정으로 오해를 많이 사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여리고 섬세한 소녀감성을 지닌 반전 매력의 소유자! 원래 아프리카 둥둥섬 왕위 계승자였으나, 자유로운 삶을 동경해 탈출! 카카오프렌즈의 든든한 조언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히기 때문에 꼬리가 짧습니다.

 

곰인줄 알았더니 사자였고 LION인줄 알았더니 RYAN이란다. 거기다 갈기가 없어 컴플렉스가 많은 수사자. 암사자도 아니고 수사자란다. 반전의 반전의 반전 매력이 뿜뿜한 녀석이다. 라이언 열풍이 불어 주변 사람들 모두 라이언 아이템들이 생겨났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라이언은 나의 "가성비" 소비 성향을 깨지는 못했다.



때때로 존재가치를 부정당할 수밖에 없는 대기업 직원으로 8년째 팍팍한 삶을 살던 내 인생에 갑자기 라이언이 찾아왔다. 그 많던 동기들 다 떠나고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 곁에 있어주는 소듕한 동기 하나가 며칠 전 보낸 메일.

"언니의 일상의 활력을 위해... 만들어요!!" (+ 하기 사진 첨부)

"카카오뱅크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_두둥!"



그러고 보면 매번 인생은 "순간"이고 "찰나"다. 그 순간 라이언이 내 인생으로 터벅터벅 걸어 들어왔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사장님과의 점심식사가 끝나자마자 카카오프렌즈샵으로 향했다. 그동안 쓰던 튜브(미친오리버전) 마우스패드를 라이언으로 바꾸려고 했는데 Baby 시리즈밖에 없어서 살짝 고민했지만 'Baby 라이언도 라이언이니까'싶어서 집어 들고 매장을 한 바퀴 돌아봤다. 


근데 이건 또 웬 You are my Destiny. 빼꼼 라이언 머그컵! 넘나 호기심 넘치는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 녀석을 안 데리고 오는건 내 운명에 저항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운명에 순응하기로 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라이언 아이템을 데려와야 할지 열심히 찾아볼 예정이다.

"내꺼하자 내가 널 사랑해_오우♬"



라이언에 대한 또 다른 소개 멘트_ 위로의 아이콘, 믿음직스러운 조언자. 이 캐릭터를 만들어낸 사람들의 마음이 대중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기 때문에 라이언이 카카오를 먹여 살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거 아닐까. 라이언은 실제로 2017년 카카오 정기인사 임원 승진자 명단에 올라 공식적인 "라전무"가 되었다.



경쟁에 치이고 치여 포기해야 할 게 많아지고 겨우 얻어낸 지금의 기회를 놓쳐버리면 두 번 다시 내 인생에 다른 기회가 없을 것 같은 기분으로 살아가는 우리. 나 자신의 결점을 들켜버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잡아먹힐 것 같아서 어떻게든 숨기고 감추고 아닌척하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라이언은 너무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알려주는 것 같다.


"라이언 전무님의 50가지 매력 중 18가지 매력"


갈기는 없지만 꼬리는 짧지만 라이언은 사자다. 다른 사람들이 "니가 곰이지 무슨 사자야"라고 해도 라이언은 사자다.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라이언이 사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콤플렉스는 콤플렉스일 뿐 그 콤플렉스때문에 라이언이 사자가 아닌 곰이 될 수는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그냥 본연의 나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사람인데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오해하든 그게 뭐 그리 대수라고. 누구에게나 진짜 나를 알아주고 지지해주는 내 사람들이 있다. 라이언에게 카카오프렌즈가 있는 것처럼. 그거면 됐지 뭐. 인생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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