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시기 별 사용 재료를 찾다 보면 흔히 접하는 말이다. 질산염은 빈혈을 유발할 수 있어 질산염이 많은 채소는 가능한 늦게(보통 중기 이후) 사용하라고 한다. 가능한 늦은 시기에 사용하면 아이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적고, 가능한 채소를 수확한 직후 사용하면 질산염 함량이 그나마 적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이야기는 잘 찾아보기 어려웠다. 궁금해서 찾아봤다. 질산염이 뭘까? 왜 빈혈을 유발하는 걸까? 질산염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빈혈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는 몸 안에서 산소를 운반해주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질산염은 신체에 들어가 아질산염으로 바뀌는데 아질산염은 헤모글로빈을 메트 헤모글로빈으로 바꿔서 몸속 산소 운반이 잘 안 되게 한다. 다행히 성인에게는 메트 헤모글로빈을 다시 헤모글로빈으로 변환하는 효소가 있지만, 6개월 이하의 아가들에게는 이 효소가 아직 없다. 때문에 6개월 이전의 아가들에게는 질산염이 많은 채소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잘 못하면 아이가 산소 공급이 안되어 파랗게 질리는 유아 청색증에 걸릴 수도 있다. (이 증상이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질산염은 뇌에 산소 공급을 막아 알츠하이머, 파킨슨 병을 유발하기도 하고 발암물질로 기능하기도 한다. 질산염은 상추 등에도 많은데 우리나라는 워낙 쌈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평균 질산염 섭취량이 4~5배는 더 많다고 한다.
물론 이 건 수술 전 동의서와 같이 모든 최악의 가능성을 나열한 것이다. 질산염이 많은 채소를 조금 먹는다고 바로 이런 일들이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질산염 섭취는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유기농 야채는 더 나을까? 유기농 야채가 더 낫다는 보장은 없다. 질산염은 자연적으로도 있지만 야채 재배 시 사용하는 질소 비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유기농 야채도 비료는 사용하기 때문에 질산염 함량에서 일반 채소와 크게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
질산염을 피하며 이 야채들을 이유식에 쓰기 위한 냉동 야채나 야채 퓌레 등을 쓰는 것이다. 물론 관련해서 규제가 명확히 있는 것은 아니라 100% 믿을 수는 없지만 이런 제품들은 보통 수확 직후의 채소를 쓰고 질산염 수치를 체크한 후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직접 야채를 사서 쓰는 경우에는 흔히 알려진 것과 같이 사자마자 사용하는 것이 좋다. 채소를 물에 담그거나 데치면 질산염 수치가 줄어든다. 이 과정에서 수용성 비타민도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질산염을 줄이고 수용성 비타민을 포기할 것인가, 질산염을 줄이지 않고 대신 수용성 비타민을 얻을 것인가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나는 질산염 수치를 줄이는 쪽은 택했다.
비트 팍팍 삶는 중
* 이유식 식단, 간단한 리서치 및 아이디어들은 인스타그램 (@what_yul_eats)을 통해 그 때 그 때 공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