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기점으로 내가 살던 세상은 완전히 새로운 곳이 되었다. 내 커리어, 내 취미, 내 생활 위주로 보던 세상을 완전히 다른 시선에서 보게 되었다. 갑자기 이 세상에 뚝 떨어진 아이만큼이나 나도 이 세상이 낯설었다.
집 앞 익숙한 길도 아이와 함께 나가면 험해서 돌아가야 하는 길로 재 탄생했고, 가벼운 감기에 걸려도 아이에게 옮길까 겁이 났다. 모유 수유 중이니 약도 커피도 술도 함부로 할 수 없었다. 물론 이 모든 건 육아라는 막막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왠만한 일은 어려워도 적응이라는 게 있는데 육아란 좀처럼 적응이 없었다. 아이와 우유 먹는 스케쥴을 맞췄다 싶으면 이유식을 시작했고 이유식을 좀 할만하다 싶으면 유아식을 하고. 도무지 적응을 허락하지 않는 새로운 난관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맘카페가 절실해졌다. 정말이지 내가 맘카페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말수도 없고 조용한 편인 회사 여자 선배들이 육아 휴직 중에 맘카페를 통해 사람을 사귀었다고 했을 때는 내가 그 선배들에 대해 미처 몰랐던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맘카페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외향적이고 원래 인터넷을 통한 교류를 많이 하는 사람들인 줄 알았다. 내가, 맘카페에서 활동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맘카페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모르는 것 투성이의 새로운 세계에서 친정 엄마와 몇 안되는 내 주변 선배 엄마들만으로는 해갈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24시간 그들에게 매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럴 때 같은 지역에서 같은 나이의 아이를 키우는 다른 엄마들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 그 한마디가 꼭 내 질문에 대한 답일 필요는 없었다. 아이가 자꾸 이를 가는 이유를, 벽에 머리를 박는 이유를, 도리질치는 이유를 알지 못해도 다들 그렇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은 안도할 수 있었다. 아이를 눈 앞에 두고 핸드폰으로 아이 사진 보고 있는 내 상황을 누군가 공감만 해줘도 나만 이런거 아니구나 하고 안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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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카페에 글을 쓰면서 이 말이 이렇게 마음에 와닿을 줄은 차마 몰랐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문제점도 있겠지만)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인 초보 엄마에게 맘카페는 공감과 연대의 실마리였다. 사람에겐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구나, 아이를 낳고서야 절절하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