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 중금속 사태'의 본질

아이 음식 탐구생활

by 솜대리




엊그제, 거버 등 미국 유명 유아식에서 중금속이 다량 검출되었다는 미국 의회 보고서에 대해 다뤘다.


거버 등 유아식 중금속 검출 이슈와 나의 대응법 (brunch.co.kr)


이때 나는 이 사태를 묵인한 기업들과 미 정부에 화가 났고 지금도 그 마음이 어느 정도는 남아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보다는 씁쓸한 마음이 강해진다. 이 문제는 사실 미국 내에서 잊을만하면 한 번씩 제기되는 문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제껏 해결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면 이 문제가 이렇게 여러 번 이슈화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벌써 한 제조사에서 '더 이상 중금속 걱정 없는', '중금속 free' 이런 문구를 붙인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휩쓸었을 거고, 다른 제조사에서 너도나도 따라 했을 것이다. 규제도 필요 없이 자본시장의 논리에 따라. 하지만 못하기 때문에 못한 것이다.


제조사의 해명대로 중금속은 자연 상태에도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중금속이 과잉인 것은 땅이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땅은 각종 농약과 화학비료로 꾸준히 오염되어 왔고, 한 번 오염된 땅은 아무리 애를 써도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 농지가 다 오염되었는데, 중금속 함량이 낮은 농산물은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리 없다.


물론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하지 못하는 건 아니겠지만 지금처럼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대량을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오염시킨 땅에 대한 대가를 우리 아이들이 치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슈는 계속 제기되어야 한다. 기업이 당장 이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부모들이 문제를 인식하는데서부터 긍정적인 방향성이 생긴다. 부모들은 어떻게든 중금속 수치가 더 낮은 제품을 찾을 것이다. 그 제품은 지금은 상당히 비쌀 것이다. 하지만 점차 그 값을 치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비슷한 제품들이 늘어날 테고, 점차 가격도 낮아질 테고,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안전한 식품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이윤을 위해!) 환경을 신경 쓰는 공급자를 찾고 지원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문제가 몇 년째 계속 반복되더라도 계속해서 분노해야 한다. 계속해서 더 나은 제품을 찾아야 한다. 우리의 구매는 마치 투표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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