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솜대리의 제철음식
냉이 : 냉이쌈, 냉이파스타, 냉이국수, 냉이전...
제철 냉이 마음껏 즐기기
by
솜대리
Mar 16. 2021
코로나가 유행한 이후로는 도무지 계절을 알 수가 없다. 맨날 집에만 있다 보니 지금이 겨울인지 봄인지. 감도 없고 궁금해하지도 않고 지내다가 지난 주말 산책길에 새싹이 움튼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봄이라니, 봄이라니
! 나는 아직 냉이도 달래도 먹지 못했는데! 하마터면 냉이 한 번 제대로 못 먹고 봄을 맞이할 뻔 했다.
당장에 냉이를 주문했다.
냉이는 빠르면 11월부터 3월까지 시장에 나온다. 사실 2월쯤 먹는 냉이가 가장 향이 좋지만 놓쳐 버렸다. 3월은 냉이가 벌써 많이 커서 향도 좀 덜하고 잘 못하면 꽃이 피어 버린 것도 있지만 아주 늦지는 않았다.
한 팩에 3,450원. 모자라서 결국 엄마 찬스로 엄마가 뜯은 냉이를 더 얻었다.
냉이로 해먹은 음식은
냉이쌈, 냉이파스타, 냉이전, 냉이된장국, 냉이나물, 냉이국수
다.
1. 냉이쌈
냉이쌈은 가장 간단하지만 가장 온전하게 냉이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뭐 딴 게 필요 없다. 상추에 냉이 하나, 밥 한 숟가락, 된장이나 쌈장 쪼오금, 끝.
상추와 밥은 냉이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베이스가 되어주고, 장은 살짝의 간과 감칠맛을 더해 냉이의 맛을 끌어올려준다.
너무 많이 쓰면 냉이의 맛과 향을 가릴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2. 냉이파스타
향이 좋은 봄나물은 파스타로 해도 좋다. 오일 파스타로 하는 게 제일 나물의 향을 느끼기 좋다.
마늘을 올리브유에 볶다가 살짝 데친 냉이(봄나물)와 다른 재료를 넣고 한 번 섞은 후 삶은 파스타를 더해 볶다가 마지막에 버터 한 숟갈을 넣으면 끝.
냉이 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다른 재료는 맛이 강하지 않은 걸 쓰는 게 좋다. 나는 버섯이나 양파를 주로 쓴다.
아이랑 같이 먹는게 아니라면 페퍼론치노나 청양고추도 마늘 볶을 때 함께 넣으면 더 맛있다.
오일 파스타는 마지막에 버터를 한숟가락 넣어줘야 오일과 면이 잘 어우러진다.
3. 냉이전
아, 이 것도 맛있다. 밀가루 반죽에 잘 씻은 냉이 던져놓고 기름 두른 팬에 노릇노릇 부친다.
냉이 본연의 맛을 더 느끼고 싶다면 밀가루 반죽에 소금 간을 미리 간간하게 하고, 감칠맛을 좀 더 내고 싶다면 반죽에 간은 덜하고 간장을 찍어먹는다.
4. 냉이된장국
된장국 끓일 때 냉이 한 줌 털어 넣으면 끝. 냉이에서 나는 흙향이랑 된장의 발효된 맛(된장의 흙 색깔도...)이 진짜 잘 어울린다.
나는 다른 된장국은 몰라도 냉이된장국에는 두부를 꼭 넣는다. 냉이로 인해 씁쓸함이 더해진 된장국에는 왠지 하얗고 부드러운 두부가 들어가야 균형이 잡히는 느낌이랄까. ㅎㅎ
5. 냉이나물
소금 살짝 넣은 물에 데친 냉이에 된장과 다진 마늘을 조금 넣고 바락바락 무친다.
고추장이나 간장을 넣어도 되지만, 고추장은 왠지 냉이의 맛을 너무 가리는 느낌이고 간장은 냉이에 너무 밀려서 존재감을 발휘할 만큼 넣으려면 너무 짜게 되어 버린다.
뜨끈한 밥 한 숟갈에 냉이무침 한 젓가락 먹으면 봄이 입 안으로 후욱 밀고 들어오는 느낌이다.
6. 냉이국수
이건 사실 별다른 레시피는 아니다. (위에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지만 ㅎㅎ) 잔치국수를 하면서 멸치 육수 내는 마지막 과정에 냉이 몇개를 넣으면 된다. 멸치 육수에 냉이 향이 스르륵 베어나와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 잔치국수가 완성된다.
나는 고명을 따로 만들어 올렸지만 굳이 안 올려도 상관없다. 고명 대신 육수에 냉이 넣을 때 냉장고에 있는 다른 야채들을 채 쳐서 넣어도 된다.
먹어보니 아슬아슬했다. 향이 많지 않았고, 내가 받은 건 괜찮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꽃 핀 냉이가 섞여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냉이는 꽃이 피면 질겨진다.) 냉이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자락이다. 냉이 향을 즐기고 싶다면 서두르시길.
keyword
제철음식
냉이
요리
18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솜대리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칼럼니스트
솜대리의 한식탐험
저자
늦깍이 유학생, 엄마이자 아내, 음식 문화 탐험가
팔로워
1,626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솜대리의 제철음식 시작합니다.
미나리 뽀개기: 생, 삼겹살, 고명, 전, 비빔밥...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