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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Apr 11. 2021

미나리 뽀개기: 생, 삼겹살, 고명, 전, 비빔밥...

솜대리의 제철음식



외갓집 앞에는 미나리꽝이 있다. 미나리를 키우는 곳을 미나리 꽝이라고 하는데 논이나 갯벌처럼 질척 질척하다. 어렸을 때 나와 동생은 툭하면 발이 빠져 오도 가도 못하고 소리 내어 도움을 청하곤 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어른들은 미나리꽝 근처에 가지 말라고 항상 신신당부했지만 그 말을 들으면 어린이가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매해 나와 동생은 미나리꽝에 빠졌고, 우리 부모님은 매해 봄마다 미나리를 한 다발, 아니  한 지게씩 얻어오곤 했다.


미나리는 딱 지금이 제철이다. 여름과 가을에도 나기는 하지만 지금 미나리가 가장 보드랍고 맛있다. 밑동이 보랏빛을 띤 청도 한재 미나리가 가장 맛있다고들 하지만 외갓집(김천 숭산) 동네의 미나리도 만만치 않다.

산지 직송이라서가 아니고 진짜 맛있다! 마트에서 보인다면 믿고 먹어보시길!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도 나는 미나리는 해외에서는 보통 익혀서 (중국은 볶아서, 일본은 죽 끓일 때 넣어서) 많이 먹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유독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체로 이렇게 먹는다: 생, 삼겹살, 고명, 전, 비빔밥, 탕앞에는 미나리꽝이 있다. 미나리를 키우는 곳을 미나리 꽝이라고 하는데 논이나 갯벌처럼 질척 질척하다. 어렸을 때 나와 동생은 툭하면 발이 빠져 오도 가도 못하고 소리 내어 도움을 청하곤 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어른들은 미나리꽝 근처에 가지 말라고 항상 신신당부했지만 그 말을 들으면 어린이가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매해 나와 동생은 미나리꽝에 빠졌고, 우리 부모님은 매해 봄마다 미나리를 한 다발, 아니  한 지게씩 얻어오곤 했다.


미나리는 딱 지금이 제철이다. 여름과 가을에도 나기는 하지만 지금 미나리가 가장 보드랍고 맛있다. 밑동이 보랏빛을 띤 청도 한재 미나리가 가장 맛있다고들 하지만 외갓집(김천 숭산) 동네의 미나리도 만만치 않다. (진짜로!)


중국,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도 나는 미나리는 해외에서는 보통 익혀서 (중국은 볶아서, 일본은 죽 끓일 때 넣어서) 많이 먹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유독 생으로 먹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체로 이렇게 먹는다: 생, 삼겹살, 고명, 전, 비빔밥, 탕, 나물



대체로라고 해 놓고 거의 모든 조리법을 써 버렸지만 사실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 30년이 훌쩍 넘도록 매해 봄, 냉장고 야채칸을 미나리로 가득 채우고 살았고 지금도 그러하니. 그렇게 먹어도 질리지 않는 걸 보면 미나리의 매력이 대단하다.



1. 생으로

미나리를 물에 잘 씻어 지저분한 밑동만 잘라내고 바로 상에 올린다. 적당한 길이로 몇 번 접은 후 쌈장을 찍어 먹으면, 잎 안에 미나리의 사각사각함과 풋내가 가득 차면서 봄이 마구마구마구 느껴진다. 먹기 좋은 길이로 잘라도 되지만, 구워 나오는 삼겹살보다 식탁 위에서 구워 먹는 삼겹살이 더 맛있듯 상 위에서 접어 먹는 미나리가 나는 훨씬 맛있다.

이만큼이 우리 집에서 미나리 1인분이다.


2. 삼겹살과 함께

생으로 먹어도 좋고 삼겹살 기름에 함께 구워 먹어도 좋다. 각자의 매력이 있어 어느 쪽으로 해 먹어도 좋다.

단, 구워 먹을 때는 반드시 살짝만 구워 먹자. 부추나 김치를 같이 익혀 먹을 때야 자체 향이 강하고 그 식감을 특별히 즐기려는 게 아니니 푹 익혀도 맛있는데, 미나리는 푹 익히면 향도 묻히고 아삭한 식감도 사라져 별로다.   

미나리 산지가 아닌 지역에서도 삼겹살집에서 미나리를 함께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


3. 고추장 양념 음식의 고명으로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길이로 잘라서 고추장 양념 음식에 얹어 먹어보자. 미나리의 향과 식감이 고추장 볶음 요리의 무거운 맛을 중화시켜준다. 제육볶음, 복어 불고기, 닭볶음탕, 심지어 떡볶이에도!


4. 전으로

미나리만 넣어도 좋고 다른 야채 and/ or 새우를 함께 넣어도 좋다. 하지만 기왕 미나리를 넣고 전을 부친다면 꼭! 미나리의 비율이 절대적이어야 한다. 미나리는 향이 아주 센 건 아니라서 자칫하면 다른 부재료에 미나리 맛이 묻힌다.

상큼한 달래장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다


5. 비빔밥으로

손가락 한마디 정도 길이로 미나리를 쫑쫑 썰어서 밥이 안 보일 정도로 수북하게 넣고 쌈장 조금, 참기름 쪼로록을 넣어 비벼 먹어도 좋다. 1번과 뭐가 다르냐고 하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그럼 굳이 비빔밥을 해 먹을 이유도 없다 ㅎㅎ 미나리의 길이와 음식의 형태가 달라진 것만으로도 다른 느낌의 요리가 된다.

청국장에 비벼 먹어도 맛있다!


6. 탕에 넣어서

살짝 냄새를 잡아줘야 하는 국물 요리, 그러니까 고기나 생선이 들어간 탕에는 쑥갓 넣듯 미나리를 손가락 두세 마디 길이로 잘라 넣으면 좋다. 다른 향 채소에 비해 미나리의 향은 세지 않아, 국물 맛을 많이 바꾸지 않으면서도 잡내를 잡아준다. 매운탕, 삼계탕 등등에 많이 넣어 먹는다.


7. 나물로 무쳐서

미나리가 싱싱할 때는 생으로 무쳐서, 조오금 시간이 지나 줄기에 힘이 빠졌을 때는 데쳐서 무친다. 아삭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싱싱할 때는 싱싱한 채로 먹는다. 향이 강하지 않으므로 고추장보다는 된장이나 쌈장을 살짝 넣는 걸 선호한다.

무친지 한나절이 지난 생 미나리 나물. 사실 생 나물이나 샐러드는 시간이 지나면 흐물거리기 때문에 해서 바로 먹어야 된다 ㅎㅎ 그래도 하루 정도는 괜찮아서 바쁠 때는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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