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넘어갈 때 육아는 또 한 번의 고비를 겪는다. 냉동도 가능한 죽 한 가지에서, 대부분 냉장 보관인 일국 삼찬이라니. 거의 이유식을 시작할 때만큼의 패닉이 다시 오게 된다. 어른들은 어른 음식 하는 김에 하면 된다고 하지만 사실 요즘에 애 키우며 어른 반찬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손이 많이 가는 건 반찬이다. 국은 한 솥씩 끓여둔다고 해도 반찬을 그때 그때 세 가지씩 해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요령은 있다. 다지기+ 육수 (또는 국물)의 기본 공식 활용하면 무한의 반찬을 만들 수 있다.
초기 유아식은 거의 간을 하지 않는다. 어른 반찬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나 설탕 등도 쓰지 않는다. 그러니 각종 재료를 잘게 다져 육수에 자작하게 끓이듯 볶아 내면 끝.
많은 분들이 아는 방법이지만 기본 공식으로 여기고 활용하기 보단 몇몇 유아식 반찬의 조리법으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조리의 기본으로 여기고 활용하면 무한 응용이 가능하다
나는 국 끓일 때 멸치 육수를 많이 우려 놓고, (나는 남은 모유 저장팩에) 한 번 쓸 만큼 넣어놨다가 반찬 할 때 꺼내 쓴다. 대부분 멸치 육수지만 야채 육수, 조개 육수, 닭 육수 등도 쓴다.
이번에 아이 감자국 끓이며 넉넉히 내놓은 멸치 육수들
육수만으로 볶아도 되지만, 맛에 변화를 주고 싶으면 멸치 육수와 함께 소량의 간장 or 된장 or 참기름 or 들기름(혹은 들깻가루)을 넣거나, 끓여둔 국을 활용한다. (별미로 토마토소스나 우유, 소량의 카레가루 등을 넣어도 좋다.)
끓여둔 아이 국을 활용하는 게 또 다른 꿀팁인데, 같은 멸치 육수를 써서 끓인 국이라도 국에는 건더기에서 우러난 맛이 있다. 넉넉하게 끓여둔 국이 있다면 그 국물을 한 국자 떠서 멸치 육수 대신 반찬 할 때 쓴다. 그럼 간장, 된장 등을 쓰지 않아도 또 다른 맛의 반찬을 완성할 수 있다.
된장국 한 국자 넣어 만든 감자 아스파라거스 양파 볶음
나머지는 아이의 입맛, 냉장고 사정에 따라 재료를 조정하면 된다. 재료 사이즈도. 따로 레시피를 찾아보거나 따라 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 막연히 어렵게 생각하는 주변 부모들을 위해 아이가 잠든 사이 빠르게 남기는 방법. 어느 정도 시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서 나도 이마저도 간신히 할까말까 하지만...) 절대적으로 드는 시간과 고민은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