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솜대리 Jul 20. 2018

압착식 소면 vs 수연 소면, 간단 맛 비교

솜대리의 요리탐구생활




음식 다큐멘터리를 통해 일본의 수연 소면을 처음 접했다. 수연 소면은 손 수, 늘일 연자를 써서 말 그대로 손으로 늘인 소면이다. 기계로 뽑아내는 일반 소면과 달리, 반죽을 손으로 서서히 잡아당겨 늘리는 것이다. 한 번에 쭉 잡아 늘일 수가 없기 때문에 숙성을 시켜가며 서서히 잡아 늘인다. 



흥미가 동했다. 마음속 To do list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드디어 일본 여행길에 수연 소면을 사 왔다. 비교를 위해 일본 수연 소면, 오뚜기 수연 소면, 일반 마트 소면을 동시에 준비했다. 오뚜기 수연 소면은 마트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수연 소면이다. 엄밀히 말해서 손이 아닌 기계로 잡아 늘린 소면이지만, 반죽을 숙성시켜가며 잡아 늘리는 수연 소면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마트에서 눈여겨보아왔지만 진짜 손으로 늘인 수연 소면을 먹을 때까지 참다가 이제야 사보았다. 



면의 굵기가 달랐다. 일본 수연 소면이 가장 가늘었고, 오뚜기 수연 소면, 일반 소면 순이었다. 색깔도 미묘하게 달라서 일본 수연 소면이 가장 하얀색이었다.



삶아낸 소면의 차이는 컸다. 일본 수연 소면은 얇아서인지 소면이 투명해 보이기까지 했다. 얇지만 찰기가 높아서 씹는 맛이 있었다. 오뚜기 수연 소면도 좋았지만 일반 소면과 일본 수연 소면의 딱 중간 정도였다. 상세한 체험은 아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다.



소면의 맛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 희석한 쯔유에 소면을 찍어 먹었다. 여름에 얼음 동동 띄운 쯔유에 소면을 찍어먹으면 맛이 없을 수 없지만, 수연 소면의 맛은 남달랐다. 남편과 세 가지 소면을 동시에 놓고 먹었는데, 예상했던 대로 일본 수연 소면, 오뚜기 수연 소면, 일반 소면 순으로 동이 났다.



일본 여행을 가면서 수연 소면을 사 오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사실 기대는 안 했다. 장인의 손길이 들어간 식재료를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수연 소면을 구하기는 쉬웠다. 과자를 사러 들어간 일반 마트에서도 수연 소면을 팔았다. 그리고 많은 현지인들이 일반 소면보다 비싼 수연 소면을 사 갔다. 그런 소비자들이 있기에 이런 문화가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었나 보다. 


우리 모두가 그런 소비를 하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먹기 위해 사는 나는 좀 더 먹어야겠다. 우리나라에도 맛있기로 소문난 국수 공장이 몇 군데 남아있다. (수연 소면은 아니지만 장시간 숙성을 거친 국수를 판다.) 얼른 주문을 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맛있는 밥 짓는 법, 전기밥솥 vs 압력밥솥 vs 냄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