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압착식 소면 vs 수연 소면, 간단 맛 비교

솜대리의 요리탐구생활

by 솜대리




음식 다큐멘터리를 통해 일본의 수연 소면을 처음 접했다. 수연 소면은 손 수, 늘일 연자를 써서 말 그대로 손으로 늘인 소면이다. 기계로 뽑아내는 일반 소면과 달리, 반죽을 손으로 서서히 잡아당겨 늘리는 것이다. 한 번에 쭉 잡아 늘일 수가 없기 때문에 숙성을 시켜가며 서서히 잡아 늘인다.


Image.jpg


흥미가 동했다. 마음속 To do list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드디어 일본 여행길에 수연 소면을 사 왔다. 비교를 위해 일본 수연 소면, 오뚜기 수연 소면, 일반 마트 소면을 동시에 준비했다. 오뚜기 수연 소면은 마트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수연 소면이다. 엄밀히 말해서 손이 아닌 기계로 잡아 늘린 소면이지만, 반죽을 숙성시켜가며 잡아 늘리는 수연 소면의 방식을 그대로 따른다. 마트에서 눈여겨보아왔지만 진짜 손으로 늘인 수연 소면을 먹을 때까지 참다가 이제야 사보았다.


20180715_131929.jpg


면의 굵기가 달랐다. 일본 수연 소면이 가장 가늘었고, 오뚜기 수연 소면, 일반 소면 순이었다. 색깔도 미묘하게 달라서 일본 수연 소면이 가장 하얀색이었다.


20180715_131722.jpg


삶아낸 소면의 차이는 컸다. 일본 수연 소면은 얇아서인지 소면이 투명해 보이기까지 했다. 얇지만 찰기가 높아서 씹는 맛이 있었다. 오뚜기 수연 소면도 좋았지만 일반 소면과 일본 수연 소면의 딱 중간 정도였다. 상세한 체험은 아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다.



소면의 맛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 희석한 쯔유에 소면을 찍어 먹었다. 여름에 얼음 동동 띄운 쯔유에 소면을 찍어먹으면 맛이 없을 수 없지만, 수연 소면의 맛은 남달랐다. 남편과 세 가지 소면을 동시에 놓고 먹었는데, 예상했던 대로 일본 수연 소면, 오뚜기 수연 소면, 일반 소면 순으로 동이 났다.


20180715_133742.jpg


일본 여행을 가면서 수연 소면을 사 오겠다고 결심은 했지만 사실 기대는 안 했다. 장인의 손길이 들어간 식재료를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수연 소면을 구하기는 쉬웠다. 과자를 사러 들어간 일반 마트에서도 수연 소면을 팔았다. 그리고 많은 현지인들이 일반 소면보다 비싼 수연 소면을 사 갔다. 그런 소비자들이 있기에 이런 문화가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었나 보다.


우리 모두가 그런 소비를 하자는 건 아니다. 하지만 먹기 위해 사는 나는 좀 더 먹어야겠다. 우리나라에도 맛있기로 소문난 국수 공장이 몇 군데 남아있다. (수연 소면은 아니지만 장시간 숙성을 거친 국수를 판다.) 얼른 주문을 해봐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맛있는 밥 짓는 법, 전기밥솥 vs 압력밥솥 vs 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