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솜대리의 요리탐구생활
by 솜대리 Jul 07. 2018

맛있는 밥 짓는 법, 전기밥솥 vs 압력밥솥 vs 냄비

솜대리의 요리탐구생활





여름휴가로 도쿄에 다녀왔다. 도쿄의 수많은 쇼핑거리 중에 가장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일본 전통 밥솥이었다. 가스레인지에 올려서 쓰는 투박한 도자기였다. 전혀 살 계획이 없었고, 한국에 짊어지고 가기엔 너무 무거웠다. 하지만 이 밥솥이 있으면 정말 맛있는 밥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몇 번을 들었다 내렸다 하다가 간신히 발걸음을 돌렸다. 지금 우리 집에는 압력솥도 없고, 맛있는 밥을 하는 첫 번째 단계라는 쌀 불리기도 안 하고 있다. 지금 할 수 있지만 안 하고 있는 방법들을 최대한 써보고 한국 전통 솥도 써본 후에 사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애써 돌아섰다.


문제의 밥솥


귀국하자마자 공항 리무진에서부터 가정용 가마솥을 검색해보다가 다시 한번 꾹 참았다. 우선 일반적인 방법들부터 고민해보기로 했다. 막연히 쌀을 미리 불려서 밥하면 맛있다, 압력솥에 밥하면 맛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정말로 맛있을까? 일상적인 취사 방법들을 비교해보았다. 엄정한 비교를 위해 실험은 친정에서 했다. 갓 지은 밥일수록 맛있는 건 실험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밥을 동일한 시점에서 해서 비교하기 위해 전기밥솥 2개가 필요했다. 우리 집 밥솥을 짊어지고 친정으로 향했다.


우리집에서 친정은 차로 한시간 거리이다


실험 조건은 다음과 같다.



[공통 조건]

    쌀 한 컵 (200ml 컵 기준)  


[조리법]

① 안 불린 쌀로 전기밥솥에 한 밥

    . 백미 모드로 취사한다.  

② 불린 쌀로 전기밥솥에 한 밥

    . 백미 모드로 취사한다.  

③ 불린 쌀로 압력솥에 한 밥

    . 압력솥을 강불에 올린다.  

    . 솥의 추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5분간 둔다.

    . 불을 끄고 10분간 뜸을 들인다.  

④ 불린 쌀로 냄비에 한 밥

    . 냄비를 강불에 올린다.  

    . 물이 끓으면 불을 완전히 껐다가 바로 약불로 다시 켠다.   

    . 가장 낮은 불로 10분간 둔다.    

    . 불을 끄고 10분간 뜸을 들인다.




동시에 밥을 안쳤고, 비슷한 타이밍에 4개의 밥이 모두 완성되었다. (쌀을 불리면 밥하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알고 있었는데, 전기밥솥 기준으로 3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덕분에 4가지 방법 모두 갓 지은 상태에서 맛을 비교할 수 있었다.


비교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

https://youtu.be/LG_p2LAMp9E


간단히 정리하자면, 압력솥에서 한 밥 (3번) 이 가장 맛있었다. 사실 같은 쌀을 썼기 때문에 맛 자체는 같았지만 식감에서 압력솥 밥이 압승했다. 나는 찰진 밥을 좋아한다. 4번 냄비밥은 고슬거렸기 때문에 애초에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1-3번 중에는 3번이 가장 찰졌다.


하지만 평소에 3번으로 밥을 할 것 같지는 않다. 1-3번의 차이가 크지는 않은데 비해, 압력밥솥으로 밥을 하면 밥하는 내내 신경을 써야 한다. 게다가 우리 집엔 압력밥솥도 없다.


전기밥솥 밥 중에는 쌀을 불려서 쓴 2번이 더 맛있었다. 쌀을 불려서 밥을 했을 때는  밥 전체가 쫄깃쫄깃한 반면, 쌀을 불리지 않은 경우 외부와 내부의 찰진 정도가 달랐다. 그러나 이 또한 차이가 크지 않아서 하던 대로 편하게 (1번) 해 먹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다음 날, 밥 하기 앞서 쌀부터 불리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쌀 불리는 건 별로 큰 일도 아닌데 기왕 먹는 거 맛있게 먹자 싶었다. 평소에는 안 쓰더라도 생일날은 더 맛있는 밥을 해 먹게 압력솥도 살까 싶다. 압력솥을 주문하는 김에 가정용 가마솥도 사볼까.


그냥 편하게 해먹자고 결심한 직후, 나는 쌀을 불렸다.




keyword
magazine 솜대리의 요리탐구생활
소속 직업칼럼니스트
음식 칼럼니스트. 음식문화소매상
댓글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