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소고기 간 것을 많이 가져와서 칠리를 한 솥 끓였다. 지난 주말에 접질린 손목에 약간 무리가 갔지만 즐거웠다. 요리하는 동안 독박 육아 해야했던 남편도 오랜만에 이런 걸 먹으니 맛있다고 즐거워했다. 딸아이도 잘 먹었고.
겨울 다 지나서 먹는 칠리지만...
날씨도 우중충하고 오전 내내 집콕했지만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 애 낳기 전에는 요리가 나의 리프레쉬 방법이었다.
앞으로 종종 요리를 해야겠다 싶었다. 남편에게 괜찮겠냐고 물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 대화를 하면서 우리가 아이 있는 삶에 많이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낳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남편이 '이런 말 조심스럽지만, 이제는 밥도 간단하게 먹고 우리 삶에서 많은 것의 비중을 조정해 나가야 할 것 같아.' 했다. 반은 배려지만, 반은 육아를 함께하는 자신을 위한 이야기였다. 나 스스로도 여력이 없어서 취미나 리프레쉬를 생각하지 못했다.
주말은 딸내미와 놀러가는 날...
그런데 어느새 예전의 나를 되찾으려 하고 있고, 육아 동지도 여유를 찾자고 얘기하고 배려해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