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바라보기

워킹맘 유학 D-6X

by 솜대리



엊그제 해외에서 일하다 온 후배를 만났다. 해외에서 일하는 3년 여를 남편과 떨어져 지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함께 살고 있다. 그 시기가 그 부부에게 힘들었는지를 얘기하다가, 문득 묘하다고 했다. 자신은 그렇게 힘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후배 부부를 두고 '멋있다'라고 했단다. 자기가 생각했을 때 그렇게 힘들었고, 앞으로도 자기는 해외에 다시 나가 일할 생각이 있고 남편은 그럴 생각이 없어서 불안하다고.


우리 부부도 비슷하다. 나는 해외에서 일할 생각이 있고 남편은 없다. 그래서인지 나는 후배 생각이 더 공감이 간다. 서로의 다른 생각이 불안하고 두렵다. 하지만, 멋있다고 표현한 다른 사람들도 이해가 간다. 자잘한 싸움과 두려움을 걷어내고 보면, 각자의 길을 걸어가면서도 결혼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부부는 참 멋지다.


유학을 준비하면서 후배가 들은 얘기를 많이 듣는다. 1년 뉴욕생활을 앞둔 내게 모두들 '설레겠다', '좋겠다'라고 한다. 하지만 실은 그 말이 와닿지 않는다. 맞벌이에 육아에 아이 아토피까지. 정신없던 상황은 하나도 변한 게 없는데 그 와중에 유학/ 이사 준비가 더해졌다. 정말 눈코 뜰 새가 없다.


좀 퍼져있고 싶다...


힘들면 꼭 그렇듯, 어제는 남편과 싸웠다. 돌아보면 소소해서 여기 상세히 쓰기도 어렵다. 여전히 내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ㅎㅎ) 남편도 심정적으로 이해는 간다. 이렇게 정신없고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평소에는 넘어갔던 것도 눈앳가시처럼 걸리기 마련이다. 알지만 그래도 기분은 나빴다. 안그래도 나 때문에 가는 거니 최대한 알아서 하려고 하고 남편도 배려하고 싶어 나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속상했다. 요즘 여러모로 빠듯하고 지친다. 역류성 식도염까지 온 거 보면 스트레스 상황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이 것도 다른 사람들의 얘기가 맞다. 영문 면역 증명서를 떼니, 기숙사가 소방서에 응급센터 옆이니, 비행기에서 애 냉장 약을 보관하니, 이런 자잘한 걸 모두 털어내고 보면. 우리는 함께 이런 도전을 결심할 수 있는 관계고. 뉴욕에서 온 가족 1년 살기를 앞두고 있다. 분명 훗날 돌아봤을 때도 반짝반짝할 시기다. 자잘하게 힘들고 정신없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런데 매몰되지 말자. 자꾸자꾸 멀리서 바라보자. 이 설레는 시기가 정신없음에 파묻히지 않도록.


짠짠짠 - 위스키×위스키×귀리우유 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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