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12~18일
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지난 7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밥 먹는 시간 빼고는 내내 일처리 하느라 바빴다. 대략 이런 일들.
(1) 집정리: 가구를 뺀 후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짐 처리+남편과 이견으로 왈가왈부하기 ㅋㅋ
(2) 국제운전면허증 발급
(3) 해외체류신고
(4) 핸드폰 처리: 국내심은 이심 변경, 로밍 신청 등
(5) 미용실
(6) 병원: 질병으로 인한 성형외과/이비인후과/정형외과/피부과/치과. 나 무슨 종합병원이다 ㅋㅋ
(7) 미국 짐 싸기
(8) 미국에서 분실된 짐 행방 찾기: 선물로 받은 이불 짐도 있어서 미련을 못 버리고 일주일은 매일 미국 우체국, 기숙사 등에 연락하느라 바빴다. 결국 실패 ㅜㅜ
(9) 이케아에서 주문할 것 미리 장바구니 넣어두기: 30개 이상 넣어둠 ㅋㅋ 가서 치수 확인 하고 주문 예정이다
(10) 아마존 주문: 매트리스랑 청소기는 도착날에 맞춰 주문
(11) 차량 점검 및 수리
(12) 가족식사
(13) 시어머니와 데이트
남은 일정에 맞추어할 일을 계획한 것도 아닌데, 오늘 출국 직전에야 하려던 일들을 다 해냈다. 출국이 늦춰지면서 준비기간이 3일->6.5일로 늘었고, 시어머니 찬스로 저녁 시간까지 쓸 수 있었는데도 이렇다. 예전 일정대로 갔으면 한국에서의 정리는 약간 미비할 뻔했다. 코 부러진 것의 몇 안 되는 이점이다.
코 골절 수술의 여파인지 몸이 많이 피곤했다. 멀쩡한 것처럼 다니다가도 낮잠을 청하면 엄청 곯아떨어졌다. 힘이 들기도 했고 잘 회복하기 위해 매일 30분씩이라도 낮잠은 꼭 잤다.
-
가족들과 다른 나라에 사는 건 어떤 걸까? 대학교 때 4개월 정도 빼고는 처음 떨어지게 되는 거다. 우선 1년이긴 하지만 친정/ 시댁 식구들 모두가 섭섭해한다. 나도 기분이 묘하고. 내가 나간 거니만큼 내가 더 챙겨서 연락을 해야겠다.
준비하면서 남편과 의견이 다를 때가 많았다. 결정할 일도 지출도 스트레스도 많으니 남들 결혼 준비하면서 부딪히듯 부딪혔다.ㅎㅎ (마지막까지 대립이 있었는데, 남편이 솔루션을 줬다. 자신의 의견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니 갈길을 가라고. 자기도 그러겠다고 ㅋㅋㅋ) 미국 가도 이럴 일이 많을 것 같아, 남편과 한국에서 미리 단합대회를 하고 싶었는데 못했다. 대신 시어머니와 하루 데이트를 했는데 후회는 없다. 시어머니는 자주 못 뵙고 나 간 후에도 며칠간 더 남편과 딸을 봐주실 거라 잘한 것 같다. 남편은 가서 딸내미 학교에 잘 적응하고 나면 점심 데이트 많이 하자!
딸을 낳고 나서 최장기간 떨어져 지내게 된다. 님편은 부러워했지만 (ㅎㅎ) 나는 나와 딸이 걱정이다. 딸보다 내가 더 힘들어할 것 같긴 했는데, 막상 공항을 나설 때 보니 딸이 자꾸 모른 척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얄 지 모르겠는 느낌이었다. 매일 영상통화라도 해야겠다. 엄마가 미리 가서 준비 잘하고 있을 테니 얼른 다시 만나 내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