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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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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Oct 02. 2023

센트럴 파크에서 맥주 마시며 쓰는 일기

미국생활 41-42일 차


어제 (토요일) 3시, 남편에게 이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음을 선언했다. 처음으로 하는 발표, 첫 에세이와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의 숙제 제출일이 다음 주 월요일로 모두 겹쳐서 이번주는 아주 바빴다. 수업만 따라가도 난 힘든데. 일정에 몰리니 영어가 부족한 게 다 티가 나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도 토요일 오후가 되니 어느 정도 일단락 돼서, 주말을 가족과 보낼 수 있겠다 싶었다. 어찌나 좋던지. ㅎㅎ 그때부터 가족들과 맨해튼의 주말을 누리고 있다.


가보잣!


첫 번째는 거리 축제. 마침 동네에서 거리 축제가 열려서 구경을 갔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거리 축제는 먹는 맛이지! 아이는 가자마자 주스를 사 마셨고, 나는 구운 옥수수, 남편은 소고기 꼬치를 사 먹었다. 주스야 상상했던 설탕물이었지만, 직화로 구워 멕시칸 느낌으로 양념한(치즈, 칠리, 라임 등) 옥수수와 통으로 직화 구이한 소고기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들어서자마자 아이 주스 구입 ㅎㅎ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먹으러 왔는지, 음식 파는 매대들에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매번 이런 식이면 다른 매대들 왜 계속 참여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음식은  멕시코 음식이 가장 많았고 (먹기 쉬운 엔칠라다 위주), 자메이카 음식(저크 치킨), 중국 음식(만두) 등도 있었다. 다음엔 자메이카 음식 사 먹어봐야지!


얌!


저녁에는 지역 행사에 참여했다. 매년 하는 랜턴 행진이랬다. 아이가 잘 시간에 시작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지만 일단 고! 지역 도서관에서 어린이용 랜턴 만들기 체험을 했었는데, 그걸 들고 같이 쫄래쫄래 갔다.


매년 주제가 달라진다는 데 올해 주제는 책이었다. 책의 표지와 그 내용을 랜턴으로 표현했다. 어두운데 바로 눈앞에 큼직한 랜턴들이 오가고, 우리와 함께 걷고 있으니까 나름 신기한 경험이었다. 아이가 함께라 걷다가 쉬다가, 아이를 안았다 목마 태웠다 해야 했지만 그래도 가볼 만했다. 남편도 ‘별거 아닌데 자꾸 보게 된다 ‘고 했다. 아이는… 저녁에 우리와 나와 있으니 신기해서 잘 있었던 것 같고 ㅎㅎ


사진으로 다시 보니 더 신기하네


다음날인 지금은 센트럴 파크에 나와있다. 아침을 먹고 바로 나왔는데 지금은 오후 4시가 다 돼 간다 ㅎㅎ 돗자리를 가지고 나와서 나랑 아이는 잠깐 낮잠을 자기도 했고, 근처에 홀푸드마켓에서 간식이랑 점심거리도 사다 먹었다.


아이는 청설모를 구경하다, 놀이터에서 놀다, 커다란 암벽을 타다, 회전목마를 타다, 중간중간 먹고 낮잠도 자고 잘 지내고 있다. 하루종일 아이랑 놀기에 부족함이 없다. 멍하니 여유를 즐겨도 좋지만, 가족들이랑 오기 특히 더 좋은 곳인 것 같다. 날씨가 좋을 때 자주 와야겠다.


잘 안보이지만 남편과 아이는 저 위에… 안 무섭니 딸내미…


아이와 남편이 오고, 첫 주말은 월드트레이드센터와 자연사 박물관, 두 번째 주말은 휘트니 미술관과 애플 피킹, 세 번째 주말은 뉴욕 현대미술관과 어린이 과학 체험행사, 이번 주말은 동네 행사에 센트럴 파크. 정신없다고 생각했는데 잘도 돌아다니고 있다.


맨해튼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돼서 유모차 탄 아이가 다니기는 좀 힘들지만, 유모차만 떼면 그때부터는 아이가 즐길거리 천지다.


주중에는 바짝 공부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맨해튼을 즐기고. 이대로 쭉 잘 놀아보자!


우리가 떨군 음식물 먹는 청솔모. 처음에는 귀여웠는데 나중엔 너무 다가와서 겁도 나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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