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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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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Dec 30. 2023

워싱턴 DC 3일 차_내셔널 몰

미국생활 131일 차



오늘은 11시에 남편 친구 부부와 점심을 먹기로 한 날이다. 남편 친구 아내가 여기서 일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 친구도 마침 와 있어서, 우리가 차도 빌리고 식사도 같이 할 수 있었다.


발칸 (그리스,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같은 유럽 동남부 지역) 음식 전문 식당에 갔다. 발칸 음식이라고 해봤자 그리스 음식 밖에 먹어본 적 없었는데 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피타빵에 요구르트 베이스의 각종 딥, 케밥, 오래 익힌 고기 요리들이 많았는데, 향신료가 중동 음식보다는 약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라 좋았다.


가운데가 딥들이다. 왜 음식 사진이 이것밖에 없지 ㅋㅋ


현지인들 동네에 있는 식당이라 그런지 저렴했다. 2시간 동안 무한으로 원하는 음식을 시켜서 서빙받아 (뷔페도 아니고 서빙받아서! 이 인건비 비싼 동네에서!) 먹을 수 있는데 인당 28불이었다. 게다가 우린 아이도 데리고 갔는데 아이는 무료였다.


무엇보다도 대화가 좋았다. 남편 친구는 몇 번 본 적 있었지만 아내는 처음이었는데, 나이도 동갑이고 남편들의 성향이 매우 비슷하고 ㅎㅎ 상황이 비슷한 게 많아 재밌었다. 비슷한 사람들이랑 만나서 수다 떠는 건 항상 재밌다.


분위기도 좋고!


결국 오늘도 아이는 유튜브 내니에게 맡겼다. 사실 음식 먹을 때까지 동영상을 보여준 건 처음이었는데 평소 잘 안 좋아하는 야채까지 넙죽넙죽 받아먹었다. 어제저녁 외식 때는 음식 나오기 전에만 보여주고 그 이후에는 우리가 보느라 후반부에는 대화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오래 편하게 대화했다 ㅠㅠ ㅋㅋ


2시간 동안 바짝 놀다가 친구 부부와 헤어지고 우리는 내셔널 몰로 향했다. 내셔널 몰은 백악관, 스미소니언 박물관들, 국회의사당, 각종 기념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차를 몰고 갔는데 그 많은 거리 주차가 모두 차서 당황했다. 한참을 돌고 나서야 우리가 가고 싶은 곳들에서 제일 먼 곳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워싱턴 기념탑을 바라보며 점프하는 딸내미 ㅋㅋ


날씨가 흐리긴 했지만, 아이와 내셔널몰을 산책하며 구경하는 게 좋았다. 호수에 오리도 많았고, 잔디도 넓었다. 중간중간 기념물들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 워싱턴 기념탑)이 나오면 멈춰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 조폐 공사 앞 벤치에 앉아 간식도 먹고, 자연사 박물관도 갔다.


산타가 갖고 싶던 쌍안경을 사줘서 모든 걸 이 쌍안경으로 본다 ㅋㅋ


아이가 이제 집에 가고 싶다는데 공룡뼈를 보자고 꼬시니 바로 '갈래!' 해서 자연사 박물관에 갔는데, 그때가 3시 반, 돌아다닌 지도 2시간이 다 되었을 때였다. 남편은 사실 옆의 미국 역사박물관이 가고 싶어서 더 힘이 빠져했고, 나는 그냥 힘이 들었다. ㅋㅋ 그리고 자연사 박물관은 규모 면에서나 퀄리티 면에서나 우리 집 근처의 뉴욕 자연사 박물관이 더 나았다. ㅎㅎ 하지만 아이는 재밌었던 것 같다. 내일은 남편이 보고 싶었던 곳들을 더 보러 다시 갈 예정이다. ㅎㅎ


이제 이런 걸 보고도 최고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뉴욕 주민이 되었다


차를 타고 친구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친구는 늦게 학부모 모임이, 친구 남편은 약속이 있다. 저녁으로 친구와 함께 친구 엄마가 해놓고 간 라자냐를 데워 먹고 (미국 친정엄마 밥상!), 친구를 모임 장소로 태워다 주고, 빨래를 하고, 밀린 일기를 쓰고 있다. 이틀 연속 친구 부부와 시끌벅적하게 보내다가 오늘 저녁은 쉬고 정비하는 느낌인데 이 것도 참 좋다.


친구 집에서 여행을 할 수 있어 참 운이 좋았다. 어디 다닐 때도 현지인 추천으로 다닐 수 있고, 현지인의 시선에서 이 지역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여기는 버지니아 주이긴 하지만, 수도 근처라서 관리가 잘된다고 한다. 인프라도 좋고 개보수도 바로바로 된단다. 비교적 날씨도 온화한 편이라 이 지역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매물 대기하는 사람들도 많고, 더 넓은 집으로 이사하고 싶은데 다른 동네는 가기 싫어서 마당을 아예 없애고 땅 전체를 집으로 꽉 채워서 다시 짓는 경우도 많단다. 참고로 노스캐롤라이나 샬럿도 은행 관련 산업이 흥해서 돈이 많아 관리는 잘되는데, 대도시 같이 번잡하지 않아 살기 좋다고 한다.)


이번 친구집 여행도 참 좋다. 친구 추천으로 잘 다니고 있고, 현지인의 시선에서도 그 지역을 볼 수 있다. 아이도 호텔보다 뛰어놀 공간이 충분하고 장난감도 많아서 (이 집에는 애가 셋인데 지금 할머니 댁에 가 있다.) 엄청 좋아한다.


이 넓은 집이 다 자기 세상이라 행복한 딸내미


친구 집에서 하는 여행이 벌써 두 번째고 친구 집 방문도 많이 했는데,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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