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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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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Jan 29. 2024

맨해튼에서 5살 생일파티에 드는 비용은

미국생활 161일 차



처음으로 애 친구 생일 파티에 가봤다. 여기도 우리나라처럼 연말 생이 거의 없어서, 한 반 18명 중에 10월 말 생인 딸내미보다 생일이 늦은 친구가 한 명 정도밖에 없다. 그래서 1월부터 슬슬 생일 파티들이 몰리고 있다.


생일 파티는 동네의 키즈카페를 대관해서 진행했다. 우리는 키즈카페도 처음 가봤는데, 볼풀장이나 트램펄린이 기본인 우리나라 키즈카페와는 달리, 병원/ 소방/ 육아/ 요리/ 재활용(?!)/ 미술 등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는 존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새로 개관한 곳이라 엄청 깨끗했고 스태프들도 친절했다. 중간중간 아이들을 살피며 리액션도 해주는 게 미국 감성이 아니었다. ㅎㅎ


건물 하나하나가 서로 다른 놀이컨셉을 가지고 있다


딸내미는 키즈카페도 오랜만인 데다 새로운 느낌의 키즈카페라 그런지 진짜 신나게 놀았다. 이 구역 저 구역을 쉴 새 없이 뛰어다녀서, 딸내미와 제일 친한 친구가 서운해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같이 놀고 싶은데 딸내미가 잘 안 놀아준다고 ㅎㅎ 내가 보기엔 딸내미는 그냥 새로운 장소에 신이 난 듯했는데, 그래도 친구가 같이 놀고 싶어 한다고 알려주니 또 가서 좀 놀아주더라 ㅋㅋ 결국은 다시 혼자 놀았지만.


다른 아이들도 대부분 노느라 정신없었다. 여기는 한국처럼 키즈카페가 많지도 않고 주말마다 가는 데가 아니라 다들 신이 났다. 부모들도 엄청 좋아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혼자 놀고 어른들은 수다 떠느라 바빴다.


대부분 구석구석에서 대화 중. (하지만 늘 딸내미에게 집중하는 남편 ㅋㅋ 뻘쭘하겠지. 참고로 다른 아빠들도 왔다)


총 1시간 반 프로그램인데 1시간쯤 놀고 나니 파티가 열렸다. 별도의 룸으로 가서 컵케익에 불을 붙여 불고, 피자/ 주스/ 과일과 채소/ 컵케익 등을 나눠 먹었다. 아이들은 한 끼로 충분했고, 어른들도 간단히 밥을 먹을 만했다. 여기는 밥을 준다는 얘기가 없으면 밥을 안 줘서, 마치고 먹을 간식을 바리바리 싸갔는데 그럴 걱정이 없었다. 생일 파티는 간단히 밥을 주나 보다. ㅎㅎ 딸내미는 여기서도 "피자 먹을 사람 손!" 하니까 손 번쩍 들고, 다들 대충 먹고 나가 노는데 배부를 때까지 혼자 끝까지 먹고서야 나갔다 ㅋㅋ


초 부는 중 ㅎㅎ


재밌는 건 선물 증정식이 없었다. 들어가면서 선물은 별도 바구니에 넣도록 안내받았다. 각자가 선물을 주는 게 아니라 나중에 그 바구니만 가져가는 모양이었다. 선물 부담 주는 게 싫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딸내미는 아침부터 친구한테 선물을 준다고 신이 나있었는데 너무 아쉬워해서, 다들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선물을 직접 주도록 했다. 주는 딸내미나 받는 친구나 너무 좋아해서 잘했다 싶었다.


모든 게 비싼 맨해튼에서 생일파티 비용이 대체 얼마나 들었을까 찾아보니, 2200불짜리 프로그램이었다. 약 290만 원 ㅎㅎ (아이 16/ 어른 32명, 음식 - 피자 4판/ 물/ 주스/ 컵케익 24개/ 과일과 채소 트레이 하나씩 포함) 우리나라도 키즈 카페에서 하는 경우가 많대서 찾아보니 60만 원 정도 잡는 것 같다. 역시 맨해튼 물가 남다르다.


옵션 3 ㅎㅎ


다음 생일잔치는 집에서 하는 건데 그것도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 맨해튼 생활이 이제 익숙하다 싶다가도 가끔 이런 이벤트들은 또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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