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뉴욕 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솜대리 Feb 07. 2024

쿨컬처패스 개시 - 칠드런스 뮤지엄, 트랜싯 뮤지엄

미국생활 168-169일 차




주말에는 드디어 쿨컬처패스를 개시했다. 시에서 공립학교 학생들한테 무료로 제공하는 박물관 이용권인데, 시에 있는 90여 개 박물관을 공짜로 갈 수 있다.


MET이나 MOMA, 자연사 박물관은 열심히 다녔지만 이제 슬슬 물려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패스 덕분에 모르는 박물관도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부담 없이 그런 곳들을 탐방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남은 주말은 얘한테 맡기기로 했다. ㅎㅎ


이번 주말은 이 패스와 함께 하는 첫 주말! 처음인 만큼 인증된 곳을 가기로 했다. 토요일은 맨해튼 칠드런스 뮤지엄, 일요일은 트랜싯 뮤지엄을 다녀왔다. 둘 다 다른 집에서 추천을 받아 얼마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쿨컬처패스로 갈 수 있는 곳들이라 기다리고 있었다.


맨해튼 칠드런스 뮤지엄은 게다가 우리 동네에 있었다! 4층 짜리 거대 키즈 카페 같은 느낌이었는데, 워낙 새로운 장난감이 많으니 아이가 정말 잘 놀았다. 모래 놀이를 하는 곳이 있었는데, 뉴욕에 와서는 모래 놀이 할 일이 없었어서 그런지 거기서만 30분을 보낸 듯했다. 아트 크래프트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평일에는 드롭오프 (아이를 맡기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드롭오프 프로그램이 무료라니 ㅎㅎ 애 방학 때 여기 오면 되겠다.


모래놀이 삼매경 ㅎㅎ 딸내미 정도 나이 (만 4세) 까지가 딱 적정연령 느낌이었다


트랜싯 뮤지엄은 지금은 안 쓰는 지하철 역사를 박물관으로 개조해서 옛날 전차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었다. 지하철 역에 전시된 여러 시대의 열차들을 뛰어다니며 아이는 신나 했다.


이게 뮤지엄 입구다!

우리나라와 달리 뉴욕은 지하철 역사가 오래돼서 그런지, 옛날 지하철은 확실히 달랐다. 어떤 지하철은 본체는 나무로 만들고, 의자는 라탄으로, 손잡이는 가죽으로 만들었다. 어른들도 덩달아 신기했다.


지하철인가 열차인가


지하철 예절을 알려주는 다양한 포스터, 여러 시대의 지하철 광고, 운전 체험 등도 같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건 은퇴한 지하철의 처리 방법이었다. 먼바다로 가지고 나가 해저로 퐁당퐁당 빠트리는 것이었다. 처음에 나는 이게 무슨 무식한 폐기법인가 했는데, 바다 생물들이 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목적이었다. 기차를 깨끗하게 세척하고 문과 창문 및 필요 없는 부품은 떼어내서 재활용하고, 바다에 빠트리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곳들 바다 생물들이 인조 산호초처럼 사용한다고 했다. 뭔가 친환경적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혼란스럽긴 하지만 흥미로웠다. 역시 세상에는 Think out of the box 하는 여러 생각들이 있다.


전차에 해초가 가득 붙어 자라고 있고 물고기들이 잔뜩 살고 있는 영상이 상영 중이었다


뉴욕시는 웬만하면 다 가본 느낌이었는데, 쿨컬처패스 덕분에 또 한 번 지평이 확 넓어진 느낌이다. 앞으로 탐험할 박물관들도 기대가 된다. 다만 좀 적당히 다니긴 해야 할 것 같다. 사실 트랜싯 뮤지엄에서는 너무 피곤해서 벤치에 앉아 깜빡 잠들었다. 전시실 문을 마주 보고 있는 벤치였는데 그렇게 내가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그런 불편한 자세로 잠들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제도 오전에 칠드런스 뮤지엄을 다녀와서 엄청 피곤하긴 했는데,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 천천히 즐겨보자. ㅎㅎ


칠드런스뮤지엄 옆에 마침 한국에서 난리인 루크스 랍스터가 있어 갔다. 역시 내 입맛은 아니었고, 사이즈도 작았다. 손바닥 만한 랍스터롤 단품만 해도 3만원이라 남편이 분개했다 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잡다한 일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