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165-167일 차
저번에도 썼지만 주중엔 별 일이 없이 대부분 자거나 먹느라 시간을 보냈다. 생각할 여력도 딱히 없었고. ㅎㅎ 일기도 밀렸겠다 대충 있었던 일만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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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가 잘 지내서 정말 좋다. 학기 초에는 말이 안 통하는데 다행히 딸내미를 많이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서, 주로 그 친구와 잘 지냈다. 하지만 이제는 말도 거의 통하고 다른 친구들과도 가까워져서 두루두루 잘 지내는 것 같다. 방과 후에 도서관이나 놀이터에 가면 친구들이랑 잘 놀아서 남편이 편한 것 같다. 이번주부터 시작한 가라테도 재밌어하고. 요즘 내가 육아 교대를 잘 못해주는데 딸내미가 잘 지내줘서 (그래서 남편도 잘 지내서) 감사하다.
반찬 배달을 시켜 먹고 있었는데, 조미료 범벅이라 그런가 한 번 배달 오는 걸로 일주일을 먹어서 그런가 도저히 못 먹겠다. 어차피 남편이랑 딸내미가 주로 먹기는 하는데 그 냄새도 못 버티겠다. 다음 주는 다시 배달을 끊어보려고 한다. 다시 부엌 데뷔를 해야 하겠지만 한인마트 반찬 코너도 필요하면 종종 이용하고 외식도 섞어가면서 시도해 봐야겠다. 사실 남편이 슬슬 외식 예산을 정하려는 중이다. 본인은 악의 없이 순수하게, 내가 요즘 내가 어쩔 수 없이 자주 외식을 하니 관리 차원에서 그러는 거라는데 긴장 중이다. ㅋㅋ
금요일 점심에는 남편과 외식을 했다. 학교 근처에 줄 많이 서는 베트남 쌀국숫집. 한국의 평타 치는 쌀국숫집 정도 했다. 며칠 전부터 먹고 싶었고 비도 으슬으슬 와서 날씨도 딱이었는데, 고기 냄새 때문인지 오후엔 체한 듯했다. 그 이후로 나아지던 입덧이 다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망했다.
학교에선 여전히 팔레스타인 시위가 거세다. 학생 한 명이 스프레이 세례를 당한 적도 있어서 이제는 학교 안에서는 시위를 못하게 한다. 바로 옆에서 내내 시위를 하고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니, 나도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마음이 쓰인다. 어떻게든 빨리 잘 해결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