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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May 29. 2024

미드타운 장난감 가게 탐방_240527

미국생활 284일 차



어린이날 외갓집과 외삼촌한테 돈을 받았는데, 정작 그즈음에는 시험기간이라 정신없어서 그냥 지나갔다. 5월이 지나기 전에 그 돈을 써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있다가, 비 오는 휴일 (메모리얼 데이)에 장난감 쇼핑에 나섰다.


루트는 아메리칸 걸 돌 - FAO (전통적인 뉴욕 장난감 가게) - 닌텐도 스토어 (남편용).


사실 아메리칸 걸 돌에 들어가기 전엔 긴장을 좀 했다. 인형 몸통만 115달러에, 인형 옷과 액세서리까지 가득하니, 자칫하면 파산하기 십상인 곳이었다. 주 목적지인 FAO 가는 동선이라 가긴 가면서도 딸내미에게 “여기는 학교 다니는 언니들이 인형 사는 곳이야. 여기 인형은 너 학교 가면 사줄 거고, 니 인형은 두 번째 가게에서 사는 거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갔다 ㅋㅋ


가게 입구 부터 엄마는 긴장 중 ㅎㅎ


다행히 딸내미는 인형들에 관심이 없었다. 아직 딸내미는 아메리칸 걸돌에 빠질 나이는 아니었나 보다.  (학교 다니는 언니들이 사는 인형이라는 건 넘겨 집은 건데, 진짜로 주 고객층이 초등학교 저학년들 같아 보였다.) 하지만 가게 안에 있는 각종 놀이 시설들 (농구대, TV, 옷 코디하는 기계, 게임기 등등)에는 관심을 보여서 덕분에 남편과 내가 구경을 잘했다.


핸들들을 돌려서 옷을 코디해보는 기계


뭐 인형 옷을 거는 옷걸이까지 판다는 것과, 그 모든 게 비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 인형들의 타깃이 묘하게 내 나이에 맞춰져 있다는 건 신기했다. 인형이 노래를 듣고 있는데, 그 노래가 나오는 액세서리가 스마트 폰이라 아니라 카세트테이프 플레이다. 인형을 사는 부모 세대의 시선에 맞추는 게 장사가 잘되는 걸까. 이런 생각도 할 여유가 있었던 거 보면 잘 다녀오긴 했나 보다. ㅎㅎ




두 번째는 본 목적지인 FAO. 나와 딸내미는 두 번째로 온 곳인데, 여전히 꿈과 희망의 나라였다. 장난감들이 산처럼 쌓여있고, 그 장난감들로 하는 시연도 많고 (시연자들도 엄청 밝고 에너지 넘치고), 돈만 있으면 진짜 아이들의 천국이다.  

아니면 레트로 감성


딸내미는 들어가자마자 반짝이 스티커 타투 시연을 받고는 홀딱 반했다. 다음 시연 제품도 다 사겠다고 하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진 않았다. 생각해 보면 한 반년 전에 나랑 왔을 때 스티커 타투도 해봤는데 그때는 사달라고 하지 않았다. 애들은 정말 다 때가 있나 보다. 나오는 길에 지워지는 신기한 사인펜 세트는 시연 보고 샀지만, 딸내미는 워낙 그리는 걸 좋아해서 이건 예상한 일이었다.


배경색을 깔고 그 위에 하얀 매직펜을 쓰면 배경 색이 다른 색으로 변하는 신기한 사인펜!


닌텐도는 순전히 남편 때문에 살짝 들렀다. 나야 게임은 잘 모르니 아이랑 슈퍼마리오에 나오는 공주로 만든 굿즈들만 구경하다 나왔다. 심지어 슈퍼마리오 각인이 된 그릇 세트까지 파는 게 흥미로웠다.


한참 흥미롭게 보더니만 무서워서 사진은 안 찍는단다 ㅎㅎ


아이는 집에 돌아와서 스티커 타투와 사인펜으로 한참을 놀았다. 덕분에 나도 숙제를 무난하게 하고. 확실히 육아는 돈을 쓰면 쓸수록 쉬워지는 것도 있다. 맨해튼에는 아이들 맞춤으로 설계된 가게들도 많다던데 (eg. M&M 초콜릿 월드) 아직 별로 못 가봤다. 이제 날이 많이 더운데 낮에 애 놀릴 곳 없을 때 그런데나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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