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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May 30. 2024

명상이 필요하다_240528

미국생활 285일 차


지난 금요일부터 5일 간 2가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게 뭐였냐면…




1. 남편과의 다툼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싸운 것과 똑같은 사소한 이유로 싸웠다. 내가 작은 일로 타박하고, 남편이 폭발하고, 난 어리둥절하고. 결국 나도 삐졌다. 월요일이 딸내미 학교 휴일이라, 주말 껴서 3일 간 셋이 치대면서 티 안 내고 지내느라 식겁했다.


2. 조모임

한 달 반 동안 조과제를 5개나 해야 하는 과목을 하나 듣는데, 아무도 조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질 않았다. 여기 와서 조모임마다 이런 이슈가 있긴 했지만, 이번에는 나 빼고 다 프리라이더인 느낌이라 더 화가 났다. 교수한테 메일을 보낼까 하다가, 일단 참고 혼자 과제를 시작했다.




일단 두 개 다 참긴 참았는데, 부글거리는 것까지 어쩔 수 없었다. 임산부에게 가장 안 좋은 게 스트레스라는데, 뱃속의 아기한테 미안했다.


결국엔 오늘 다 풀었다. 남편은 생일이 코 앞이라, 생일 선물하는 셈 치고 내가 먼저 티타임을 요청했다. 남편의 얘기를 듣다 보니 더 화나는 포인트도 있었고 앞으로는 더 막막해졌지만, 일단 넘겼다.


얘기하면서 순간 욱욱 했는데, 맛있는 커피와 아몬드 크로와상이 마음을 다스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집이 아닌 카페에서 얘기하기로 한 건 참 잘한 선택이었다. ㅎㅎ


조모임은 일단 첫 번째 과제 한 텀을 돌고 나니 그래도 마음이 안정이 됐다. 막바지에는 그래도 다들 조금씩이라도 참여를 했는데, 그 사실 보다도 앞으로 어떻게 굴러갈지 예상이 된다는 게 안도가 됐다.


남동생에게 가끔 남편이랑 싸운 얘기를 하면 항상 “누나가 좀 독특하긴 하지”라고 하고, 조모임 얘기를 남편에게 하면 “지금이라도 참여한다고 하면 좋은 거 아냐?”라고 한다.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이 좀 잣대가 높은 편인 것 같기는 하다. 더 문제는 그걸 티를 안 내려고 한다는 거고. 그러다 보니 기본적인 스트레스 값이 높은 것 같다.


다른 사람이나 상황이 바뀔리는 없고 내가 바뀌어야 한다. 남편과의 갈등은 일단 묻어둔 거라 다시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둘째가 태어나면 더 여유가 없어져서 갈등의 지뢰밭이 될 거다. 조모임은 곧 다른 과목에서 또 시작한다. 거기도 느낌이 싸하다. 미국은 남의 눈치 안 보는 문화라 그런가, 조모임 프리라이더 문제가 한국보다 몇 배는 심하다.


내가 마음을 가다듬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스트레스받아봤자 바뀌는 거 하나도 없고, 내 시간과 에너지만 낭비하는 거다. 예전 일기를 돌아봐도 뭐 별 만도 안 되는 걸로 고민하고 스트레스받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고민하던 일들은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되었고 남는 건 그때 스트레스받았던 기억뿐이다. 하 다시 명상을 좀 해야겠다. 딱히 명상이 필요할만한 상황은 아니지만, 나의 스트레스에 대한 기본 역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산책도 도움이 된다던데, 앞으로는 매일 운동 겸 산책을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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