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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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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Jul 08. 2024

이런 게 진짜 Liberal Arts 지_240705

미국생활 321일 차



이번 달부터는 박물관학 수업을 듣고 있다. Liberal arts(문과) 대학에서 하는 뉴욕 박물관에 대한 수업인데, 나 같은 사회과학 전공자에게는 진짜 새롭긴 하다. 


사회과학만 전공하던 나라 새로운 경험일 거라 생각은 했지만 진짜 새롭긴 하다. 첫 수업은 ‘박물관이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얘기를 나눴고, 두 번째 시간에는 ‘Art란 무엇인가, 어떻게 가치를 매길 것인가’라는 주제를 다뤘다. 한국에서도 학부 때 인문대 심화 전공 수업을 듣기는 했지만 그때랑도 다르다. 그때는 적어도 뭘 배우고 토론한 것 같은데 여기서는 무조건 토론부터다. (사전 리딩 과제는 있으나 교수가 거기에 대해 따로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나라 문화의 차이인지 교수의 차이인지 잘 모르겠다. 수업을 들어가자마자 예열도 없이 거의 바로 예술에 대해 논하자니 사람이 멍해진다. 게다가 총 수강 인원이 열 명도 안 돼서 피할 곳도 없다 ㅋㅋ 다행인 건 되는대로 말해도 교수가 뭐든 잘한다 잘한다 하고 받아준다. 그래서 부담 없이 얘기하다가 칭찬을 받을 때도 있고, 교수가 내 말을 완전 잘 못 이해할 때도 있다. (그럼 나도 맥락을 못 잡고 그때부터 더 헤맨다. ㅋㅋ)


토론도 그렇지만 수업의 구성 자체도 진짜 인터랙티브 하다. 전체 수업 중 4번은 뉴욕 박물관을 직접 가서 큐레이터와 만나보고, 나머지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수업 시간 중 전반은 3D 모델링을 한다. 본인이 큐레이터가 되어 전시 공간과 전시물, 전시 설명을 구성해 보는 시간이다. 박물관학만 배우는 게 아니라 직접 박물관을 가서 일하는 사람들과 얘기도 해보고 내가 직접 박물관을 만들어도 본다. 이런 게 진짜 창의적인 인문 교육이지.


 

주어진 3D 모델링 샘플. 할 수 있을까 ㅋㅋ


맨날 지나다니면서, 이 단과대학 메인 건물 1층에 크게 3D 프린트실이 있는 걸 보고 신기해했었다. 알고 보니 수업들이 이런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실습 코너가 많은 모양이다. 실크 스크린이나 단추 만들기도 할 수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 대학에도 이런 식으로 하는 곳이 있나 궁금하다. 딸내미는 이런 교육을 받고 크면 좋겠는데. 이거야 말로 진짜 Liberal 한 (진보적인) arts 교육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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