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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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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Jul 09. 2024

잘한 마케팅, Home Depot 키즈 워크숍

미국생활 322일 차



Home Depot에서 한 달에 한번 열리는 키즈 워크숍에 신청해서 갔다. Home Depot은 집을 수리하거나 꾸밀 때 쓰는 물건들을 파는 잡화/ 공구점인데, 보기만 많이 봤지 실제로 가본 건 처음이었다. 미드타운의 지하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내가 맨해튼에서 가 본 단일 매장 중 가장 컸다. 단일 매장인데 단층 면적이 무슨 백화점 만했다. 물건도 변기, 각종 스위치, 청소도구, 조경용품 등등 굉장히 많았고.


스위치 종류만 해도 백가지는 되는 것 같았다. 딸내미 뿐만 아니라 남편도 신나서 막 눌러봄 … ㅎㅎ


키즈 프로그램은 고객센터 뒤의 창고 같은 데서 진행이 됐다. 나무조각들을 조립해 작은 놀잇감을 만들 수 있게 준비되어 있었다. 매달 주제가 바뀌는 것 같은데 이번 달 주제는 미니 축구 게임이었다. 망치질이 필요해서 거의 부모님들이 만들고 있었고 우리도 그러겠거니 싶었는데, 어째 딸내미가 나섰다. 아빠가 처음에만 못의 위치를 잡아주면 자기가 박아 넣었다. 다 완성하고 색칠하는 거야 완전 딸내미 전문 분야였고. 만드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작은 장난감 하나가 생기는 거라 정말 할만했다.


서서해야 하는데도 딸내미는 재밌었는지 다리 아프단 얘기도 없이 잘 해냈다


순전히 키즈 워크숍 때문에 방문한 거였지만, 워크숍 장소가 가장 안 쪽이라서 나오면서 이것저것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곧 이사 예정이라 물건을 안 늘리려는 입장이지만, 평소 쓰는 물건이 많으니 정전기포라도 한번 집어올 뻔했다. 참 잘 기획한 마케팅 프로그램 같았다. 아무래도 아이가 생기며 집의 사이즈도 키우고 좀 더 집도 가꾸게 되는데, 그런 부모들이 Home depot에 방문하게 하는 좋은 매개가 된다. 우리만 해도 Home depot에서 쇼핑할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데, 이번에 와서 어디에 있고 뭘 팔고 있는지 알게 됐다. 다음 달에도 올 것 같은데, 이사를 마친 후라면 이것저것 살 게 틀림없다. 투자 대비 수익은 따져봐야겠지만 잘한 마케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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