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인가_240805-6

미국생활 350-1일 차

by 솜대리



월요일부터 느린 하루를 보냈다. 원래도 월요일부터는 안정을 취할 셈이었지만, 지난주 목-일 내내 돌아다니고 나니 월요일 아침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새벽에는 종아리 쥐가 났고, 하루 종일 등허리도 아프고, 배도 간간히 뭉쳤다. 몸만 힘든 게 아니라 머리도 멍해서 일기도 쓸 수 없었다. 이번 주가 내 석사 과정의 마지막 주간이라 완전히 쉴 수는 없고, 수업 중간중간에 열심히 누워있었다.


마지막 주인 탓에 이런저런 발표도 있었다. 프로젝트 수업에서 우리 조 발표 모습. 혹시 몰라 내 몫을 중간 평가 때 미리 몰아 해놓아서 나는 지켜보기만 했다 ㅎㅎ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니 배 뭉침은 없어졌지만, 절대 안정에 대한 경각심이 들었다. 뉴욕 법 상 제왕절개 수술 예정일이 늦어서 (뉴욕에서는 출산 예정일보다 일주일을 초과해서 제왕절개 예정일을 잡을 수 없다. 첫째는 자연적으로 39주 0일에 진통이 왔고, 보통 둘째는 더 빨리 낳는데도, 둘째 제왕절개 예정일이 첫째 출산일과 같은 39주 0일이다.) 계획대로 낳으려면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 낯선 언어, 의료 시스템 전에 낳으면 남편의 패닉이 이만저만이 아닐 거다. 애를 위해서도 그게 좋고.


배고프면 즉각 사먹고. 수업 쉬는 시간에 얼른 나가 사온 치킨. 치킨은 역시 미국보단 한국이다 … ㅎㅎ


하지만 과연 내가 절대 안정이란 걸 취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남편에게 ‘이제 학기도 마치면 여유가 생기니 뭘 좀 더 해볼까 고민이다’라고 얘기했다가 기가 막혀하는 남편의 표정을 본 게 불과 며칠 전이다. ㅎㅎ 최대한 아무것도 안 하려고 딸내미 때문에 무료 구독한 디즈니 플러스 영화를 종종 보고 있는데, 제왕절개일까지 잘 버틸 수 있을까 싶다.


마블 시리즈도 좀 있긴 하지만, 애니메이션들이 언어도 내용도 편해서 자주 보고 있다. 처음에는 데드풀 다시보기를 했는데, 아무리 태교 안하는 나라도 해로운 느낌이 들었다 ㅋㅋ


이번주는 석사 마지막 주라 각종 발표가 있고, 다음 주는 이사, 다다음주가 수술일인데도 그런 생각이 든다니. 안정을 취하는 방법을 모르는 내게 둘째는 최적의 스케줄로 찾아온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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