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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미국의 의료보험_240826

미국생활 371일 차

by 솜대리



오늘로 제왕절개를 한 지 딱 일주일이다. 여전히 왼쪽 사타구니 쪽의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의사와 얘기해 봤을 때 ‘안 움직일 때도 아픈가’가 이 통증이 문제가 있는 건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서, 통증이 올 때마다 예민하게 내가 그 부위를 무심코 쓴 건 아닌지를 고민해 보게 된다.


이 통증을 채 인지하기 전에 운동한다고 집 앞 슈퍼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이 부위가 너무 아파 억지로 걸었더니 고관절 통증도 생겼다. 산후 기간에 생긴 관절 쪽 통증이라 이 것도 걱정이다.


둘 다 한국에서였으면 크게 걱정하지 않고 쉬며 추이를 지켜봤을텐데 보험 때문에 이 통증들이 유독 신경이 쓰인다. 학생 보험의 기간은 끝났지만 출산과 관련된 항목만 특별 연장 처리된 상황이라, 내 기존 보험이 언제까지 커버가 될지 알 수가 없다. 새로운 보험이 어디까지 커버가 될지도 정확히 모르겠고.


관련 없는 사진. 엄마가 집콕하면서 어쩐지 첫째도 집콕 중. 한정적인 장난감으로 노느라 노는 아이도 어른들도 고생 중이다


의사마다 받는 보험이 다르고, 보험마다 보장의 영역이 다르니 생기는 문제다. 여기서는 의사마다 받아주는 보험이 다르고, 수납 자체를 병원이 아닌 보험사를 통해서 하니, 환자들 입장에서는 보험이 의료 서비스의 수문장 같은 느낌이다. 고객 서비스도 우리나라만큼 편하지 않다 보니, 새로운 보험에 적응하는 것도 굉장히 큰 고역이다.


여기서는 직장이 의료 보험을 보장해 주니, 직장을 옮기거나 관두는 게, 당장에 간단한 병원 진료 하나 보는데도 영향을 준다. 한정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1년 미국 생활을 하면수도 딸내미 학교 친구 부모들이 남편이 갑자기 회사에서 잘리면서 급하게 보험을 알아보거나 부모 양쪽의 직장 보험을 비교하면서 아이의 보험을 바꾸는 경우를 보았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제도권 안의 사람이고 우리나라 시스템이 익숙하단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미국보단 우리나라 시스템이 확실히 안정적이란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일단 제왕절개 통증이 얼른 가시면 좋겠다. 한국 갈 때까지 아프지 말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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