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376일 차
제왕절개 후 11일이 지났다. 사타구니 쪽의 찢어지는 통증이 계속돼서 내내 침대에 누워있고, 평균 2시간에 한번씩 수유를 하고 있어서 하루 총 수유시간은 최소 3시간. 아기와 같이 낮과 밤이 없어졌다. 뭘 하기는커녕 생각할 힘도 없어서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다.
그래도 첫째 때만큼 매일매일 눈물이 나고 그렇지는 않다. 경력직이라 그런 게 큰 것 같다. (애가 둘이라 더 힘든 사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 경우엔.) 버티면 언젠가 나아진다는 걸 알고 있고, 아기가 예쁜 것도 벌써부터 보여서 거기서 위안을 얻는다. 첫째가 도우려고 하는 모습도 안쓰럽고 기특하고. 계속되는 통증이 겁나고 기분이 많이 처지긴 하지만, 특히 딸들 덕분에 잘 버티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힘든데, 잘 버텨주고 있다. 둘째도 크느라 힘들고, 첫째도 분산된 관심에 힘들고, 친정 엄마도 미국까지 와서 원 베드룸에서 우리 챙기느라 힘들고, 남편도 첫째를 전담마크 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모두 고맙다. 우리 모두 한 백일만 더 잘 버텨보자. ㅜㅜ 백일에는 백일의 기절이 올 지 몰라도 그래도 결국엔 기적이 오더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