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384일 차
둘째 케어는 엄마와 내가 맡고 있는데, 어젯밤에는 어쩌다 남편이 아이를 재우게 됐다. 아무래도 남편은 아이를 재우는 게 서툴고, 그러면서도 조금씩 안눕법 (안았다가 잠들기 전에 눕히기)를 시도했다. 본인은 나름 열심히 안아줬지만, 마음깊이 강경 수면교육 파라서 그런지 평소보다 둘째는 덜 안겨 있었다.
그래서인지 평소와 다른 사람이 재워서인지 아이는 좀처럼 잠들지 못했고, 누워서도 깊게 잠들지 못해 남편이 다음 수유텀까지 3시간을 손으로 몸을 살짝 누르고 있었다고 한다.
둘째는 나만 보면 젖을 찾느라 바빠 재울 수가 없는데, 남편이 아이를 재우는 게 버거워 보여 엄마가 돌아간 이후가 걱정이 됐다. 강경 수면 교육파인 남편과 나의 향후 갈등도 걱정이고.
밤에 잠은 잘 못 이뤘는데, 좁은 집에서 낮에 자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둘째는 울고 첫째는 소리 지르며 놀고, 남편은 내내 정리하고, 엄마는 요리하고. 뭐 하는 것도 없으면서 비몽사몽 간에 버텼다. 첫째랑 조금 놀다가 식사 거리를 좀 고민하다가.
그렇게 버티다 보니, 몸이 이상했다. 하룻밤 잘 못 잔 것뿐인데 피부도 가렵고 속도 미슥거렸다. 요즘 다리 아픈 것에 더해서 아무 데나 두드러기가 나고 있는데 그게 얼굴에 퍼지는 건가 싶었다.
도저히 안돼서 둘째를 방 밖으로 내놓고 점심도 신경 안 쓰고 그냥 자버렸다. 자고 일어나니 조금 정신이 들고 미슥거리던 속도 나았다. 뭐 제대로 할 수 있는 컨디션도 아니면서 이래저래 신경 쓰다가 회복만 더디게 생겼다. 아이고 나중 일은 나중에 생각해야겠다. 아직은 뭘 생각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