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mate Week를 주관하는 Climate Group의 플래그쉽 세션을 온라인으로 들었다. 특별히 강조된 지점이 있다기보단, 여러 주제와 입장을 고루 소개하려고 했다.
다들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에게 맞는 얘기를 하는 게 재밌었다. 키워드로는 ‘간결성 (Simplicity)’ 가 기억에 남았다. 기후 관련 문제는 원래 복잡하기도 하고 아직 정리 안 된 내용이 많아서 이 단어가 부쩍 자주 쓰이는 것 같다.
1. It’s time to lead from the front and by example
- 연사: Jay Inslee, Governor of Washington State
Climate Week는 좋은 홍보 수단이기도 하다. 이 분이 여러 행사에 적극적으로 등장해서 워싱턴주가 기후 행동에서 나름 앞서 나가는 주라는 걸 알았다. 알아보니 이 분은 24 명의 주지사가 참여한 기후 모임도 만들었다.
주는 흔히 Subnational이라고 표현하는데, 자기는 Super national이라고 생각한단다. 국가보다 더 빨리 많은 걸 해볼 수 있으니.
2. Leading with hope – assessing the role of positive “tipping points”
- 연사: Tim Lenton, Chair in Climate Change and Earth System Science, University of Exeter
이 학자는 우리가 기후 행동을 하다 보면 슈퍼 티핑포인트가 올 거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흥행이 배터리 가격 하락과 기술 발전을 불러일으켰고, 그게 다른 산업에 까지 연관을 미친 식으로.
주로 부정적인 관측만 듣다가 이런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라도 좋았다. (이래서 간신들이 흥하나 보다.) 이 내용으로 논문을 썼다는데 읽어봐야지.
3. To lead is to do - driving ambition and democracy
- 연사: Yvonne Aki-Sawyerr, Mayor of Freetown/ Nancy Mahon, Chief Sustainability Officer, The Estée Lauder Companies/ Jaycee Pribulksy, Chief Sustainability Officer, Nike
내가 기업소속이라 그런지, 기업에서 하는 얘기들은 사실 재미가 없다. 어떻게 굴러가는지, 이런 곳에 어떻게 나오게 돼서 어떤 얘기를 어떻게 포장해서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아서 ㅎㅎ
시에라리온의 Freetown이라는 도시의 시장도 나왔는데, 수명이 7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 도시의 나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각각 나무에 식별번호를 붙이고 담당자를 선정해 백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키웠다고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Freetown에서는 나무 담당자를 선정하면서 1,000개의 일자리를 생성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 기후 교육과 연계해서 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4. A stocktake on corporate leadership – turning climate transparency and accountability into a business opportunity
- 연사: Helen Clarkson, Chief Executive Officer, Climate Group/ Sherry Madera, Chief Executive Officer, CDP/ Ulrike Decoene, Chief Communication, Brand and Sustainability Officer, AXA/ Preeti Srivastav, Group Head of Sustainability, Asahi Europe and International
환경 관련 자율 공시 기관인 CDP에서는 ‘국가에서 규정하는 환경 공시가 필요하긴 하지만 투명성을 위해서는 자율 공시도 꼭 필요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역시나 다들 자기 입장에 따라 얘기하는구나 싶었다. ㅎㅎ
Climate Week를 주최하기도 하는 Climate Group CEO는 작년에 한국에 자주 왔다고 한다. 기업들의 입장을 듣고 정부 정책 수립에 의견을 주기 위해. 한국이 튀어나오면 어쨌건 반갑다.
5. Investing in a diversified future for fossil-fuel economies – profitable and sustainable
- 연사: Tzeporah Berman, Chair, 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 Sadiq Khan, Mayor of London and Chair of C40 Cities
런던도 뉴욕만큼이나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런던에서 새로 빌딩을 세우려면, 버스를 운행하려면 모두 Zero carbon이어야 한다고 한다. 서울도 세계적인 도시고, 기후 변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 도시인데 과연 서울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금 더 살펴보고 싶어졌다. (런던 시장은 환경 관련 도시 모임인 C40 체어이기도 했다.)
논외의 얘기지만 영국은 전 총리에 이어 시장까지 인도계라 신기했다. 우리나라는 정치인이 다른 인종인 게 상상이 안 가는데. 머리로 다양성을 수용하는 거랑, 일상에서 경험해서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건 역시 좀 다르다.
다른 연사는, ’ 2035년까지 지금 있는 기술만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50% 줄일 수 있다’, ‘화석연료 산업은 과거 프레임워크, 평등하지 않은 체계로 짜여왔다’, ‘Gas는 석유보다는 깨끗한 에너지라 전환과정에는 쓸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10-20년 전 얘기고 이제는 Gas 사용도 중단해야 한다’ 등등 열정적으로 얘기를 했다. 내게 새로운 얘기는 아니었지만, 누군가 이런 얘기를 열정적으로 하는 것을 보니 Climate Week느낌이 났다. ㅎㅎ
6. What the world must do to facilitate equitable access to climate finance
- 연사: Makhtar Diop, Managing Director, IFC / Nigar Arpadarai, UN Climate Change High-Level Champion for COP29
각각 여성, 개도국들이 차별받고 있는 내용을 얘기했다. 그들이 기후 변화에 기여도는 가장 적은데 손해는 가장 많이 입고 지원은 가장 적게 받는다는 건 기후 쪽 사람들 다들 알고 있는데, 참 해결이 어렵다.
7. How do we invest our way to net-zero?
- 연사 Ambroise Fayolle, Vice President, European Investment Bank/ Tove Larsson, General Partner, Norrsken VC
화석연료 프로젝트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기로 발표했던 유럽투자은행의 발표자는
‘우리는 Climate bank로 변화하고 있다’라고 까지 얘기했다.
두 연사 모두 ‘간결성(Simplicity)’를 강조했다. 이전의 공시 세션에서도 강조됐던 단어다.
8. Turning climate finance into climate justice
- 연사: The Honourable Leo Pinder, Attorney General and Minister of Legal Affairs for the Commonwealth of The Bahamas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가장 재밌었던 세션이었다. 바하마는 미국 근처의 작은 섬나라로 소득은 높지만 아주 작은 나라다. 그래서인지 개도국에게 기후변화 관련 지원을 결정할 때는 단순히 소득 기준이 아니라 ‘취약성(vulnerability)’와 국가 내 기후 액션의 ‘우선순위(priority)’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결성(Simplicity)’도 다시 한번 강조되었다. 자기네 같은 소국에서는 리소스가 한계가 있기 때문에 펀드 지원 방식이 너무 복잡하면 힘들다고.
바하마는 국가 소득의 75%가 관광소득이고 (미국 동부에서 출발하는 많은 크루즈가 바하마를 거친다.), 많은 원주민들은 어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기후 문제가 개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와닿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인상적이었다.
다들 제각각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강조하는 건 이곳도 마찬가지였지만, 바하마는 포지션이 워낙 독특했고 (소득 높은 소국) 개개인에게 기후변화가 왜 의미가 있는지도 얘기한 유일한 경우라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