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17일 차
장장 두 달 반의 체류 끝에 엄마가 귀국했다. 두 달 반이 길다면 긴 기간이지만 우리 출산, 이사와 겹쳐서 오신 덕에 항상 정신없이 지내다 가셨다. 말이 두 달 반이지 와서 집안일, 관광, 첫째 여름방학 때 같이 놀기, 우리 이사, 내 산후조리, 둘째 케어 등등 한 일이 워낙 많아서 늘 정신없이 있다 가셨다.
딸내미 사위, 애 둘과 원 베드룸짜리 집에서 고생을 엄청 했다. 첫째는 늘 소리 지르며 뛰어놀지, 둘째는 울지 가만있어도 머리가 댕댕 울리는데, 딸이랑 사위는 불편하고 ㅠ ㅋㅋ 잘 때도 거실 한가운데 소파를 두고 폴딩 매트리스를 두고 주무셨다. (반대쪽은 남편과 첫째가…) 게다가 나는 끝까지 몸이 안 좋아서, 마지막까지 계속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중간중간 최대한 산책이라도 가시도록 했지만, 초반에 얼마 간을 빼고는 둘째가 낮잠 잔 사이 서둘러 혼자 다녀오느라 그냥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밖에 바람 쐬러 오는 정도가 아니었나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게만 다녀도 적응이 되는지, 가끔은 외출했다가 핸드폰 배터리가 나갔는데도 환승까지 해서 집을 잘 찾아오고 교통카드 금액이 다 떨어졌을 때는 버스 기사에게 손짓발짓 설명해서 무료로 타고 오기도 했다. 완전 뉴요커 다 됐다.)
엄마가 간다니, 조금은 우리가 걱정되면서도 후련하다. 가서 엄마도 밤에 잠도 좀 푹 자고, 친구도 만나고, 외할머니도 뵙고, 한국 음식도 맘껏 먹을 수 있을 테니. 엄마 수고 많았어요. 짬뽕 먹으면 꼭 사진 찍어보내세요 ㅋㅋ
+) 첫째는 아침 등원 길에 외할머니와 인사를 했는데, 애가 시무룩해해서 깜짝 놀랐다. 언제 커서 섭섭함을 느끼고 또 그걸 표현할 수 있게 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