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21일 차
친정 엄마가 가고 첫 주말이다. 확실히 엄마가 가니 내가 첫째 육아나 집안일에 많이 참여하게 된다.
그래서 첫째는 좋은가 보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첫째랑 둘이서 놀았다. 그래봤자 건물 라운지지만. 놀다가 둘째가 잘 있나 궁금해 남편에게 연락해 보니 많이 운단다. 아직 젖 먹을 때는 아닌데. 걱정이 돼서 첫째에게 ‘이제 엄마는 가고 아빠랑 놀까?’ 했더니 ‘그런데 나 엄마랑 너무 놀고 싶어’한다.
지금까지 첫째랑 놀다가 둘째를 보러 가는 일이 많았지만 한 번도 그런 얘기한 적이 없다. ‘너무’라는 표현도 잘 쓰는 표현은 아니다. 엄마랑 집 밖에서 둘이 노는 게 정말 좋았나 보다. 녹아서 그대로 주저앉아 놀았다. ㅎㅎ
저녁에도 그런 표현을 했다. 나는 둘째를, 남편은 첫째를 맡아 재우다가, 둘째가 잠들어 첫째 옆으로 왔더니 엄청 좋아하면서 우리 둘을 꼭 껴안았다. ‘이제 엄마 아빠 둘 다 아무 데도 못 가, 아침까지’ 란다. 내가 알았다고 ‘튼튼이 젖 먹을 때만 갈까?’ 했더니 ‘튼튼이가 울거나 응가하면 가, 엄마 아빠 화장실 가거나’ 이런다. 실제로 곧 둘째가 울어서 아빠가 가니 이무 말없이 보내줬다. 가는 아빠한테 ’ 젖 먹어야 하면 알려줘 ‘라고 까지 얘기해 주고.
첫째가 많이 힘들 거다. 일 년 동안 (심지어 회사도 안 가는) 엄마와 아빠를 독차지하고 놀다가, 사랑도 분산되고 조심할 것도 너무 많고. 그래도 동생을 많이 예뻐해 주고 배려해 주는 첫째가 너무 고맙다. 엄마가 더 잘해줄게, 내 보물 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