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25일 차
내가 음식과 요리에 가장 집중한 시기는 첫째 육아 휴직 시기다. 만삭 때는 왕복 4시간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다니면서 4시간씩 서서 떡을 했고, 50일 된 첫째를 옆에 두고 메주를 쑤었고, 첫째가 돌이 지났을 때 첫 책을 냈다.
그냥 유독 그 시기가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두 달된 둘째를 키우는 지금 요즘 스멀스멀 다시 음식과 요리 욕심이 올라온다.
오늘은 낮 시간에 남편과 1시간씩 번갈아 쉬며 집 근처 서점에서 요리책 아이쇼핑을 했다. 밤에는 에드워드리 셰프의 책을 보고.
아기를 키울 때는, 일도 공부도 안 하고 나 자신으로서는 멈춰있으니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든다. 그 자리를 음식/ 요리가 채우는 것 같다.
글쓰기도 좋아하지만 그건 시간이 통으로 필요해서 육아인에게는 조금 버겁다. 레시피 하나야 수유하면서도 훑어볼 수 있고, 음식을 하고 먹는 거야 머리가 멍해도 할 수 있으니까 유독 이 분야를 파게 된다.
아이들 재우고 자기 전, 남편은 게임을 하고 나는 레시피를 본다. 이게 내겐 게임만큼이나 뇌를 도파민에 튀기는 일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