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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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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Nov 09. 2024

뉴욕살이 너무 좋다_241108

미국생활 447일 차



센트럴 파크를 달릴까, 뉴욕 메트로 폴리탄 뮤지엄이나 자연사 박물관을 슬슬 걸어가서 구경할까, 괜찮은 카페를 가볼까 하다가 남편과 러닝화를 사러 갔다. 둘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어퍼 웨스트사이드를 가로지르는데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았다.


어제 센트럴 파크를 달리다 찍은 사진. 요즘 뉴욕 날씨는 맨날 이렇다.


운동화 가게에는 평일 오전인데도 러닝화를 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점원은 친절하진 않지만 러닝화에 대해 아주 잘 알아서 추천을 잘해줬다. 가게에는 얼마 전 마친 뉴욕 마라톤의 결과 개요가 적혀 있었다.


그래, 뉴욕은 안 뛸 수가 없는 동네다


나와서 다시 집에 들어오다가 귀여운 카페가 있어서 들어갔다. 뉴욕 카페 치고는 드물게 커피가 맛있었다. 돌아오면서는 작은 편집샵에 들렀는데, 안 살 수 없는 귀여운 주방 소품이 있어 하나 샀다.


잔도 귀엽다


그러면서 뉴욕 사는 게 정말 좋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하루만 돌아봐도 내가 마음만 먹으면 로뎅의 작품을 걸어서 공짜로 보러 갈 수 있었고, 유명한 맛집이나 카페들이 집 근처에 가득하고, 달리려면 바로 옆에 센트럴 파크가 있고, 각종 편의시설도 걸어서 갈 수 있다. 아, 아이들이 걸어서 학교를 가고 학교를 마치면 근처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분위기인 것도 큰 메리트다. 이런 주거 환경이 또 있을까 싶다.


딸내미 하원하고 해리포터 샵에 초콜릿 프로그 사러 가다가 레고샵 디스플레이 바뀐 것도 구경하고.


물론 뉴욕에 산지 일 년이 훨씬 넘어서야 이렇게 생각을 했다는 건 그만큼 단점이나 진입 장벽도 있다는 반증이다. 뉴욕살이 일 년이 넘어가며 더러움과 냄새, 말도 안 되게 비싼 물가에 억지로 적응하게 되었다. 그리고 달리기를 시작하며 뉴욕의 크나큰 장점 중 하나 (도심이지만 멋진 달리기 코스가 있다.)를 실감하게 되기도 했고.


이제라도 매력을 느껴서 다행이다 싶다가도 아쉽다. 아이가 유치원 과정 마칠 때까지만 있을 수 있어도 참 좋을 텐데 싶다. (원래는 유치원 과정 시작하기 전에 갈 수도 있었을 걸, 둘째 낳으며 체류를 연장해서 유치원 과정의 일부라도 듣다가 가게 된 건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남은 기간이라도 바짝 잘 누리다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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