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우리도. 무언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by Sunyeon 선연

모든게 거짓이었대. 먼저 그랬던 것도 너였대. 하늘색 머리를 한 네가 내게 말했어. 나완 그저 자고 싶었던 게 다였을 거라고. 나는 너를 보며 웃었어. 그걸 내가 그간의 이야기를 다 훑어볼 수 있을까. 그럼 내가 깨끗하게 다 잊을 수 있을 거야. 너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어. 조용히 울음을 삼키며 네가 말했어. 그러니까 나한테는 거짓, 네게는 진심이었던 거야. 나는 웃었나 모르겠어. 울먹거리는 나를 좋아했다. 말하는 것 같은 네 낮은 목소리, 우리도 우리도. 무언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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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 릴랙서 라벨을 길게 펼쳐 가지고 온 부부손님 벤티사이즈 음료 두 잔을 시켰는데 한 잔엔 토핑이 안 들어있었으니 다시 만들어 오세요. 하고 나를 가르치듯 말했어. 나는 드셨던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컵을 다시 가져오시라 했지. 그렇지 않으면 다시 제공해 드릴 수 없다고. 그게 원칙이라고. 강경하고 까다로운 목소리로 말하니 네 알았어요, 지점을 돌아다니며 기물을 부수는 남자분. 아기를 안고 있었어. 이게 무슨 아수라장인지, 한잔을 만들어 다시 제공하는 것으로 그냥 끝낼 문제를 내 단호함이 거대하게 만들어 버린 걸까. 나는 없는 표정으로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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