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새롭게 잎을 틔운다. 어디서 온 풀씨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삶과 죽음이 혼재한 이 땅에서 푸르른 잎들이 곁에서 자라나도록 곁을 내준다.
고목나무는 얼마나 오랜 세월을, 모진 풍파를 겪었어야 했을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고목나무는 밑동만 남은 채 묵묵하다. 누가 그를 삭히게 시켰을까? 왜 그랬을까? 누군가 자신을 위협한다고 한 바람이 아닐까? 바라건대 그 고목나무에 새 잎이 돋는다면 아마 바람의 일일 것이다. 모두 다 지나갔다.
새들은 그 옆을 지킨다. 지저귀며 새로운 소문을 낳는다지? 고목나무는 지저귀는 새들의 일을 부러워 한다. 고목나무의 깊숙한 뿌리는 흙을 파고 들수록 말라간다. 그를 흔드는 것이 새로운 바람의 일일리가. 해의 일이고 달의 일이고, 그 모든건 하늘의 일 아닌가? 순리에 맞춰 그는 조용하다.
보아라. 자연은 모두를 아우른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의 길을 걷는다. 삶의 도가 있다면, 인간의 자연스러움은 각자의 책임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모두를 아우르는 자연의 섭생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