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자 날자 날자 한번 더 날자꾸나

나는 배밀이 하는 어린애 같이 파드득거리는 두 팔다리를 저어내며 하늘을 난다고 착각했을 수도 있다. 오히려 천장이 방바닥이라면 날았을 법도 한데, 나는 늘 중력을 거스르지 못했다.


사나운 풍파 속 이방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쉬어칸이 찾아온다. 그도 나와 다를 바 없는 이인데, 그의 마음을 헤아려주었어야 했나? 아니, 나는 정해진 법도를 어긋날 수 없다.


고독한 풀숲에 서서 해가 지는 것을 본다. 모든 것이 이치에 맞게 돌아간다. 나는 운명에 따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에 반해 숨을 쉬고 있는 것인지를 별하늘 아래서 셈을 헤아려 읽는다. 길이 열릴 때, 나는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


모든것을 기억하는 일은 감사한 일이다. 사는 일이 그렇다. 늘 그렇다. 해결책을 바라지만, 늘 그렇다. 지겹기도 하련만, 무심히도 아이들이 또 크고 있다. 한 번만 다시 기회가 온다면, 나는 잊는 편을 택할것이다. 바꿀 수 없는 일에 새로운 눈물을 더하고 싶지 않다. 다 같이 가는 일은 그렇다. 잔인하도록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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