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하원칙

봄 제비, 가을 박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흥부네 가족이 대한민국 전도를 주욱 펼쳐놓고 이야기를 한다.


첫째가 말을한다. 누가 돈을 낼 지 물어본다. 우리 박에서 나온 돈으로 해결하자-!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둘째가 말을한다. 돈이 모아지면 언제가 좋을지 물어본다. 추석즈음이 좋을 것 같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셋째가 말을한다. 어디서 여행을 할 지 정하자고 한다. 아무데나 좋다고 한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넷째가 말을한다. 무엇을 먹고 싶냐고 물어본다. 아무것이나 좋다고 한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다섯째가 말을 한다. 어떻게 거기까지 가냐고 물어본다. 우리가 다 탈 수 있는 버스를 타고 가자고 한다.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여섯째가 말을 한다. 왜 우리는 가야하는지 묻는다. 중국도 한국으로 오는 무비자여행이다 임마-! 슬근슬근 톱질하세 슬근슬근 톱질하세


후루루룩 박이 터진다.


행동과 말이 일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자는 사이비다. 결코 인간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는 권선징악을 믿는다. 누군가가 내릴 구원자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정의가 있기에 나는 도망치거나 남을 짓밟거나 약삭빠르지 않고 정도를 걷는다. 내가 밟아온 길은 후에 내 자녀가 걸을 길이기에, 나는 항시 내 발자국을 염두해두며 글을 쓴다.




추석 연휴와 함께 쉬는 오늘은 한글날 입니다. 충청도 일대에는 비가 와서 흥부가 박을 타는 것 같은 보름달은 같이 볼 수 없지만, 집 주변은 이른 귀뚜라미소리가 가득합니다. 가을의 풍요를 즐기시며 행복한 저녁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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