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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신 Nov 14. 2019

어쩌면 진지한 이야기

그래서 궁서체

"객지에서 돈이 떨어지면 죽는다"


큰 사업가였던 할머님의 조언이다. 피난 1세대로 아무것도 없이 남한에 내려와 큰 성공을 거두셨다. 한국이 급속도로 성장하던 시기였지만, 여자에 대한 편견이 아주 높던 시기라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든다. 회사에 취업을 한 몇달 후 손자가 사는 모습이 궁금했는지 대구로 찾아오셨다. 그리곤 돈보다 더 큰 조언을 남기셨다.


그래서 통장에 항상 비상금을 만들어 둔다. 다람쥐 도토리 숨기듯이 은행, 증권계좌, 금고, 신협, 저축은행 등 이곳 저곳에 소액으로 뿌려진 돈들이 쫌 있다. 혼자 사는 경우에는 이정도로 충분했다. 어찌되었던 집으로 돌아갈 차비만 있으면 어디서 무었을 해도 되었을 시기였다. 


결혼을 했을 때도 별 감흥은 없었다. 둘다 일을 할 수 있었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와이프가 임신을 하고 외벌이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불안하고 힘들었다. 본격적으로 돈공부를 하기 시작하면서, 책을 각잡고 읽었다. 독서는 예전부터 했다. 여러이유로 독서를 했고,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다. 자취시절에 옷 두박스, 컴퓨터 2박스, 책 4박스로 이사다닐 정도로 많은 책을 읽었다. 


하지만 이 순간을 기점으로 독서하는 목적이 바꿨다. 이전의 독서는 나를 위한 독서라면, 지금의 독서는 우리를 위한 독서이다. 혼자 버는 것이 힘들어 연봉을 올리고자 시작한 상권분석, 재테크를 위한 부동산, 전문성을 높히려는 마케팅, 내 미래를 위한 독서가 우리 가족이 잘되는 길이라 생각하니, 마음가짐이 다르다. 


지금의 독서는 나와 가족이 좀더 잘 살려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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