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결심은 행동으로 시작된다
You Can Do It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
스웨덴의 경제학자 리차드 노먼이 사용한 용어로, 고객이 제품 혹은 서비스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15초 내외의 짧은 순간을 의미한다. 여기서 파생된 고객 행동 관리는 각각의 고객 접점에서 안 좋은 인상을 개선하고, 좋은 인상으로 전환을 시켜 지속적인 구매를 만들어 내는 마케팅 경영기법이다. 이 진실의 순간(MOT)은 회사를 평가하는 직원에게도 있다. 직원을 내부고객으로 정의하고 만족도를 관리하여, 외부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관리경영기법도 있다. 즉 내부 고객의 불만은 외부 고객의 만족도 저하로 연결된다. 그럼 내부 고객의 만족도는 어떻게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잡코리아나 사람인과 같은 취업사이트에서 자주 조사하는 통계가 있다. 그것은 퇴사 이유. 여러 가지 퇴사 이유와 사연 등이 있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 그것은 '내 퇴사의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이다. 즉 내부고객의 불만족으로 이탈되었지만, 경영자는 그 불만족을 모른다. 그리고 이것이 채용의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직원을 채용하지만, 단기간에 퇴사하고, 해당 업무는 지속해서 공백이 발생한다.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기업을 망치기 시작한다. 퇴사할 때 정확하게 이유만 밝혀도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왜 직원들은 퇴사의 이유를 정확하게 안 밝힐까?
외적인 퇴사 이유의 대부분은 '일신상의 이유'이다. 그 외의 학업, 이직, 창업, 가족, 건강 등의 이유를 넣기도 하지만 역시 이것도 구체적인 이유는 아니다. 숨겨진 이유는 급여, 직원들과의 관계, 상사의 부당한 업무지시, 특정인에게 집중된 업무량, 성장의 한계 등 조직 갈등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걸 대놓고 말하긴 어렵다. 업계의 특성상 매우 좁다. 그리고 이전에 어떤 식으로든 표현을 했지만, 개선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굳이 말할 이유를 못 느낄 수 있다. 조직 갈등과 소통의 부재로 인재들이 떠나고, 신규 직원들은 정착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떠나는 입장에서는 어떨까? 어떤 트리거가 감정을 건드리고, 그 결과 충동적으로 사표를 써버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퇴사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당장 꾸준하게 들어오는 급여가 없어지면, 생계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월급의 일정한 비율만큼 돈을 모을 수 있을 정도로 월급이 넉넉하다면, 퇴사를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많은 전문가는 최소한 6개월의 생활비를 만들 것을 권한다. 그러나 대부분 여기서 포기한다. 실수령액을 월 200만 원이라 가정하면 1,200만 원이다. 이 돈을 월급에서 일정 부분으로 모은다면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른다. 그리곤 포기한다. 하지만 6개월의 생활비를 만든다는 말에는 숨겨진 말들이 있다.
먼저 생활비를 최대한 줄였을 때 얼마가 필요한지 계산한다. 시리얼만 먹으며 창업을 했다는 '에어비앤비'의 스토리는 일반인이 따라 하긴 어렵다. 그러나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닌, 살기 위한 지출만 하는 것으로 계산을 한다면 모아야 하는 시드는 줄어든다. 다음으로 초과이익을 만들어 내야 한다. 내 경우는 주말에 선배가 일하는 매장에서 서빙 알바를 했다. 평일에는 회사 일을 하고, 주말에는 알바하면서 70만 원 정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모임 등에 나가면서 드문드문 일을 얻어왔다. 직원을 쓰기에는 과하고 직접 하긴 귀찮은 일들을 했다. 대부분 단순 반복하는 업무이지만, 본업과 연결된 것들을 하면서 역시 초과수익을 만들었다. 그리곤 이 돈을 주식 등에 투자했다. 몸과 시간을 쓰는 알바에서, 내 노력과 기술을 넣어야 하는 일로 전환을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인 돈과 월급 이외에 나오는 돈의 파이프라인이 퇴사후 버팀목이 된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부의 포트폴리오도 만들어지고, 사업도 구상이 되며, 점차 시간적 속박에서 벗어나게 될 수 있다. 준비가 길어지면 힘들다. 하지만 준비를 하면서 돈이 모이면 힘이 난다. 하루하루는 힘들지만 통장의 잔고와, 급여 통장 이외의 다른 통장에서 입금되는 것을 보면 힘리 난다. 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도 같이 일하는 동료와 커피 한잔을 할 수 있는 안정감과 여유를 만들어 낸다. 퇴사는 사표를 쓰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표를 쓰면서 완성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