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이토록 빠져드는 일

by someformoflove

처음 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마치 갑자기 내 일상에 파도가 밀려오듯,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 분명히 느꼈다. 이 사람에게 끌리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혹은 언제 그 마음을 전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속마음을 들킬까 두려워,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감정은 더 이상 숨길 수 없을 만큼 커져갔다. 눈앞에 있을 때, 말 한마디 없이 미소만 지어도 온 세상이 멈춘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말하지 않으면 놓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나름의 용기를 내어 작지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썼다. 그리고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특별하거나 값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그 사람을 생각하며 고른 것이기에 내게는 더없이 소중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불안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감정이 깊어지면 상처만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괴롭혔다. 내 경험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으니까. 사랑이란 결국, 마음이 커질수록 더 아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러웠다. 이 감정이 상대에게 닿을 수 있을지, 아니면 나 혼자만의 착각에 불과할지 알 수 없었기에 더 두려웠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매일 기도하고 바랐다. 이 사람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믿음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었다.


매일같이 떠올렸다. 처음 봤을 때의 그 설렘과 두근거림은 이제 하루 종일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이 되었다. 마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와 해안을 적시는 것처럼, 존재가 내 삶에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혼자 상상 속에서 대화를 그려보고, 그 속에서조차 늘 빛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앞서가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은 그리 쉽게 멈추지 않았다. 작은 미소 하나, 별거 아닌 듯 건넨 인사말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그 작은 순간들이 내게는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저 그 순간이 행복했다.


내가 바라던 건, 단순한 사랑의 말이나 약속이 아니었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래서 약속 따위는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차라리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며,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게, 곁에서 묵묵히 지켜주고 싶었다. 내가 네 잎클로버처럼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웃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내 감정을 숨기기엔 너무 아름다웠다. 단순히 겉모습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소 속에 숨겨진 따뜻함, 무심한 듯 던지는 말들 속에 묻어나는 배려가 나를 매료시켰다. 나는 내가 사랑에 빠질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만나고 나서, 어느새 깊이 빠져들고 있었다. 도망칠 수도 없고, 숨길 수도 없었다. 그 감정은 이미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이제 그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어떤 존재로 남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존재가 나를 이토록 설레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 마음을 숨기지 않고 전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아마도 그날은 내가 가장 행복한 날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날을 위해 오늘도 다가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사랑이라는 것은 참 신기한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고, 그 사람에게 이토록 빠져드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날 줄 몰랐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너무도 당연하게 느껴진다. 나는 이미 깊이 빠져 있고, 그 감정이 나를 어디로 이끌어가는 대로 내 마음을 맡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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