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의 유리문이 천천히 닫히며 맑은 종소리가 울렸다. 저녁은 어둠 속으로 녹아가고 있었지만, 카페 내부는 여전히 부드러운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창가의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다. 손끝으로 찻잔을 감쌌지만, 따뜻했던 차는 이미 식어버린 지 오래였다. 그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손을 무릎 위에 얹고 조용히 숨을 고르고 있었다. 둘 사이에는 긴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은 둘의 관계처럼 무겁고,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들은 4년을 함께했다. 3년째 되던 해에는 큰 위기가 있었다. 권태기에 잠식된 그들은 서로를 잃을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위해 휴가를 내고, 둘은 몇 번의 여행을 떠났다. 그녀는 그를 위해 긴 편지를 썼고, 서로를 다시 붙잡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 노력은 효과가 있었다. 한동안은 다시 행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이 지나자, 반복된 일상은 다시 그들을 잠식했다. 그들은 더 이상 싸우지 않았다. 그러나 싸우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둘 사이에는 대화보다 침묵이 많아졌고, 미소보다 무관심이 커졌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랑만으로는 그 공허를 메울 수 없었다.
“나 먼저 일어날게.” 그가 말을 꺼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묘하게 떨렸다.
“응.”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짧게 대답했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그림자가 테이블 위로 드리워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는 한 걸음 물러섰다. 그리고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턱 앞에 멈춰 서서, 그는 문을 열기 직전 잠시 돌아섰다.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가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고마웠어. 아니… 아니다. 이별하는 마당에 그 말은 맞지 않지.” 그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정정했다. “미안했어. 갈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말을 하면, 그 마지막 말이 다시 이별의 끝을 무너뜨릴까 두려웠다. 이미 이별을 선택했음에도 미련이 두 사람을 붙잡고 있었다. 그러나 그 미련은 서로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었다. 그녀는 그를 붙잡고 싶지 않았다. 아니, 붙잡을 수 없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떠났다. 그의 그림자조차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그제야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울음을 터뜨렸다. 울음은 소리 없이 몸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손끝이 떨렸고, 식은 찻잔이 작게 흔들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그녀의 어깨는 계속 들썩였다. 그녀는 눈물에 젖은 손을 내려다보며 자신에게 속삭였다. 끝났다고. 이미 끝났다고. 그러나 그것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카페 내부는 점차 조용해졌다. 그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카페 직원이 정리를 시작했고, 폐점 시간이 다가왔다. 그러나 그녀는 일어설 수 없었다. 그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었다. 그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묶여 있었다.
마침내 직원이 조심스레 다가와 말을 걸었다. “손님, 이제 마감 시간입니다.”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천천히 카페를 나섰다. 밤공기가 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스쳤다. 눈물은 더 이상 흐르지 않았지만, 그녀의 가슴속에는 여전히 무언가가 맺혀 있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와의 시간을 떠올렸다. 첫 데이트, 첫 키스, 권태기 속에서 서로를 붙잡으려 했던 그 노력들. 그리고 오늘 밤, 그와의 마지막 대화까지. 그러나 모든 기억은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그 모든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도 돌아가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