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쉽지 않다. 주변의 푸념 속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말이다. “사람 상대하는 게 제일 어려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무언가를 덧붙이기보다 그냥 듣는 데 집중하게 된다. 때로는 그 고민의 깊이와 상관없이 사람들 간의 피로감만 가득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누군가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종종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만약 네가 그 사람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상황 속에서 내린 그들의 선택은, 그들만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쉽게 판단해 버리는 것은 어쩌면 건방진 자해석일뿐이다. 세상에 드러나는 행동 뒤에는 항상 보이지 않는 배경이 있다. 그것이 경험이든, 환경이든, 혹은 내면의 갈등이든.
얼마 전 친구와 나눈 대화가 떠오른다.
“같이 일하는 사람이 너무 자기중심적이야. 진짜 이해가 안 돼.”
평소 자주 하는 푸념처럼 흘러갔지만, 그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생각이 얽혀 있을지 알기에 쉽게 맞장구치지 못했다. 대신,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생각해 봤어? 혹시 너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 것 같아?”
질문은 잠시 침묵을 만들었다. 그 후 돌아온 대답은 단순했다.
“글쎄. 난 그렇게는 안 했겠지. 그래도 그런 상황에 처해본 적이 없으니까 잘 모르겠다.”
그래, 알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사건과 선택으로 현재를 살아간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 뒤에는 숱한 이유들이 숨어 있다. 그 모든 걸 알 수 없기에, 단정은 어렵다.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면,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다름을 인정하는 첫걸음이다. 그러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이 곧 동의한다는 뜻은 아니다. 모든 것을 알 필요도 없다. 때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정도로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관계 속의 답답함이 풀리곤 한다.
세상에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납득되지 않는 선택이 계속해서 눈앞에 나타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각자가 짊어진 삶의 무게가 다르듯, 그 다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삶은 복잡하다. 그러나 그 복잡함 속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할지도 모른다. 보이지 않는 배경을 완벽히 이해하려 애쓰지 않으면서도, 그 배경이 존재할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