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삶의 원칙

by someformoflove

원칙을 세우는 것은 중요하다.

삶은 의외로 고집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아무런 기준 없이 흘러가는 대로 두면 금세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저마다 원칙을 세운다. 지켜야 할 것들, 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 그리고 자신을 규정짓는 기준들.


나 역시 그런 원칙을 세우며 살아왔다. 무언가를 정확히 해야만 한다고, 실수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내가 그려놓은 길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그렇게 하면 삶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질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그랬던가?


완벽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어느 순간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잠시 멈춰 서야 했다. 완벽이라는 목표가 얼마나 부질없는지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늘 계획대로 움직이고, 스스로 세운 원칙을 어긋나지 않게 지키려 애쓰던 내 삶이 한없이 지쳐 있었으니까.


완벽을 추구하는 삶은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줄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그 줄을 밟고 가는 동안에는 다른 풍경을 볼 여유가 없었다. 모든 것이 목적을 향해 조율되어 있었고, 그 목적이 이뤄지지 않으면 삶 전체가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세상은 나의 원칙대로만 돌아가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가 기대한 대로 행동하지 않았고, 계획은 늘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뒤틀렸다. 원칙에 매달릴수록 나는 더 자주 실패를 느꼈고, 그것이 곧 나 자신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졌다.


그때부터 조금씩 내려놓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내 삶이 조금 흐트러져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모든 것을 치밀하게 계획하지 않아도, 충분히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보기로 했다.


완벽이란 목표를 포기하고 나니, 세상이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 예전에는 아무리 작아도 흠이 보이면 견딜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 흠조차도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흠 없는 삶이란 있을 수 없고, 그것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일이야말로 나를 갉아먹는 일이었다.


물론 여전히 원칙은 중요하다. 아무것도 없는 삶은 방향을 잃기 쉽다. 하지만 이제는 그 원칙이 나를 옭아매지 않게 만들고 싶다. 원칙이 나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칙을 조절할 수 있는 삶.


완벽을 버리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더 유연해지는 일이다. 때로는 길에서 벗어나고, 때로는 계획에서 밀려나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 틈새에서, 나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찾아나갈 수 있다.


결국, 삶은 그렇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법이다. 느슨한 태도 속에서, 때로는 나를 놓아주면서도, 여전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향할 수 있는 삶. 그것이야말로 내가 새롭게 세운 원칙이다.


완벽하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그러니 조금은 흐트러지고, 가끔은 멈춰 서서 길을 잃어도 괜찮다. 그 모든 것들이 결국 나의 삶을 완성해 주는 작은 조각들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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