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누구나 꿈꾸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그 감정이 사랑으로 이어지려면 서로의 ‘온도’가 맞아야 한다.
사람은 각자 다른 속도로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이미 빠르게 달려가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천천히 걸음을 내딛는다. 사랑이 시작되려면, 그 속도가 비슷해야 한다. 서로가 같은 온도일 때, 같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사랑은 시작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상적이지 않다. 같은 온도로 만난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
누군가는 먼저 마음을 키우고, 누군가는 그 마음을 따라잡지 못한다. 그리고 그 차이는 결국 한 사람의 아픔이 된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 영화는 사랑이 시작되고, 끝나는 과정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조제와 츠네오는 처음부터 다른 온도를 가지고 있었다.
조제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고, 츠네오는 그런 그녀에게 다가갔다. 츠네오에게 조제는 특별한 존재였다. 세상이 만든 기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조제에게도 츠네오는 특별했다. 자신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바깥세상을 보여주는 사람이었으니까.
둘의 온도는 달랐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랑이 시작될 때는 원래 그렇다. 서로 다른 온도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나, 상대의 온도에 맞추려 애쓴다. 츠네오는 조제의 세계에 들어갔고, 조제는 츠네오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그 차이는 사랑을 유지하기 어려운 이유가 되었다.
조제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있고, 츠네오는 점점 더 바깥세상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온도 차이는 점점 커졌다.
그리고 츠네오는 떠났다.
사랑이 끝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사람들은 이별을 ‘한순간의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이별은 서서히 진행된다. 처음에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서서히 온도 차이가 벌어지고, 어느 순간 그 차이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결국, 한 사람이 손을 놓는다.
사랑이 시작되려면 두 사람의 온도가 맞아야 한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온도로 같은 곳을 바라볼 때, 사랑은 가장 편안하게 흐른다.
하지만 사람은 변한다.
처음에는 같았던 온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더 뜨거워지고, 누군가는 식어간다. 그리고 그 온도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사랑은 끝이 난다.
우리는 가끔 사랑이 끝난 이유를 ‘마음이 식어서’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쩌면 사랑이 끝나는 건 마음이 식어서가 아니라, 더 이상 같은 온도로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조제와 츠네오처럼,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었지만 끝까지 함께할 수 없었던 것처럼.
사랑은 결국, 같은 온도로 같은 길을 걸어갈 수 있는가의 문제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어렵다는 걸 알기에, 우리는 더 사랑을 꿈꾸는 지도.